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3차전을 안방서 치른다.
현재 1승 1무(승점 4)를 기록 중인 대표팀은 조 2위까지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A조에서 3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조 1위 우즈베키스탄과 2위 이란이 맞붙기 때문에 승리한다면 경우에 따라 1위까지 점프가 가능하다.
카타르와는 역대 전적 7전 4승 2무 1패로 우위에 놓여있다. 지난 198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본선에서 패했지만 무려 32년 전 이야기라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지금의 멤버들이 대거 포함된 2010년 이후에는 2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카타르 축구는 중동 팀답게 일명 ‘침대 축구’를 주로 구사한다. 침대 축구란 경기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시간을 지연 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팀 입장에서는 경기 시작부터 드러눕기 시작하며, 만약 선취골이라도 넣었다가는 단체로 쓰러지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한국 원정서 무승부를 노리는 카타르 입장에서는 시작부터 침대를 펼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이에 대한 철퇴를 내릴 수 있는가가 슈틸리케호의 카타르전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물론 대표팀은 카타르의 침대축구에 제대로 응징을 가한 바 있다.
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펼쳐졌던 지난 2013년 3월이다.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를 불러들였던 대표팀은 최강희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대표팀의 안방의 이점을 살려 시종일관 볼 주도권을 움켜쥐었지만 골 결정력 부재에 아쉬움의 탄식만을 내뱉어야 했다.
후반 들어 한국과 카타르는 3분 간격으로 1골씩 주고받았다. 원정골을 터뜨린 카타르는 무승부라도 만족한 듯 체력이 떨어져가는 후반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침대 축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신체접촉이 있어도 쓰러지는 것은 물론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것이 다반사였다. 볼이 밖으로 나가면 갑자기 축구화 끈을 고쳐 매는가 하면, 감독마저 추가시간에만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급기야 시비를 거는 일까지 발생했다. 카타르 선수들은 기성용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게 일부러 부딪힌 뒤 집단 몸싸움을 벌이려는 제스처를 취하는가 하면, 야유를 퍼붓는 관중석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카타르의 침대축구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날 주심은 추가 시간 5분이 모두 지났음에도 종료 휘슬을 불지 않았다. 카타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시간까지 더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인저리 타임이 지나고 30초 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침대 축구의 비겁한 퍼포먼스는 끝이 나고 말았다.
이렇듯 물론 ‘침대 축구’는 양날의 검을 지니기도 한다.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에 시간 벌기용으로는 탁월하지만 동점 또는 역전을 내주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FIFA에서 침대축구를 제재하는 분위기라 심판들이 경고를 주거나 곧바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이제 슈틸리케호가 철퇴를 들고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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