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으로 느껴질 정도의 맹활약이다. 2016 리우올림픽 출전을 둘러싸고 구단과 보이지 않는 갈등까지 겪었던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 사이 에릭 라멜라는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손흥민으로서는 토트넘에서의 생존이 쉽지 않아 보였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에서 손흥민을 놓고 400억 원에 이르는 이적료를 제시했을 때만 해도 그렇게 떠날 것 같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결국 토트넘에서 출전한 시즌 첫 경기에서 환한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각) 영국 스토크온 트렌트 BET365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스토크시티와 원정경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2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모두의 예상을 깬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출전 경기에서 전반 41분 선제골, 후반 11분 쐐기골을 넣었다. 토트넘이 3-0으로 달아난 후반 25분에는 낮게 깔리는 크로스로 ‘주포’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우며 시즌 첫 도움도 올렸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인 손흥민은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에릭센이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방향을 트는 감각적인 볼터치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에는 아크 부근까지 드리블 돌파한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주저함 없이 오른발로 감아 차 골네트를 흔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위치에서 빚은 골이다.
손흥민의 멀티골은 지난해 8월 토트넘 이적 후 리그에서 첫 기록. 지난해 9월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에서는 한 차례 멀티골을 기록한 바 있다. 손흥민의 엄청난 활약 덕에 토트넘은 스토크시티를 4-0 대파, 시즌 2승(2무)째를 기록했다. 영국 진출 후 최고 활약이다.
손흥민은 골을 터뜨리며 이적 불가 선수로서의 가치를 드높이며 토트넘에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 게티이미지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그동안의 이적설과 위기설 등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빛나는 활약을 펼쳐보였다. 손흥민에 대해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팀내 최고 평점인 9.3점을 부여했다. 이날 경기의 MOM 역시 당연히 손흥민의 몫이었다.
사실 지난달 말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이적설이 돌았고, 리우올림픽에서 복귀한 이후인 EPL 2,3라운드에서도 출전하지 못해 전력 외로 분류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적을 막아섰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드디어 손흥민을 선발 기용했다. 최전방 공격수 케인의 뒤를 받쳐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 등과 함께 2선 공격수 역할을 맡겼다. 총력을 기울인 경기에 핵심 역할을 맡아 출전했고,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지난해 8월, 약 320억원의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28경기 4골에 그쳤다. 데뷔 시즌인 데다 부상으로 기복이 있었지만, 교체투입이 15경기에 달할 정도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적료에 걸맞지 않은 활약과 활용도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이적 대상이 아닌 이적 불가 선수로서의 가치를 드높이며 토트넘에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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