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는 15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조 스타르체비치(크로아티아)를 6-4로 눌렀다.
앞서 김현우는 16강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5-7 패했다. 판정논란이 불거진 경기였다.
당시 김현우는 2-6으로 뒤진 경기 막판 패시브 상황에서 블라소프를 뒤로 들어 올려 던졌다. 4점짜리 고급 기술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2점을 인정했고, 불같이 화를 낸 안한봉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 결과 판독 심판은 김현우에게 3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주심은 블라소프에게도 1점을 부여했다. 이 1점은 안 감독의 챌린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주어진 벌점이었다. 레슬링에서는 챌린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상대에 1점을 준다.
가만있을 한국 선수단이 아니었다. 안한봉 감독을 비롯한 레슬링 관계자들은 곧바로 제소 절차를 밟았다. 너무도 억울한 판정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가로들기 기술 점수에 대해 각국 선수와 코치, 심지어 다른 심판들도 4점짜리가 맞다고 했다.
하지만 김현우 측은 고심 끝에 제소 절차를 철회했다. 제소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심판에게만 징계가 주어질 뿐 경기 결과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레슬링이 이제 막 시작됐고, 한국 선수들이 3명 더 출전을 앞두고 있어 혹시라도 판정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박치호 그레코로만형 코치는 취재진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박 코치는 “세계레슬링연맹 대부분이 러시아파다. 심판 40명 중 25명이 구소련 출신 러시아계 사람들”이라며 “억울한 부분이 많은데 공정하게만 판정을 내리면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기도 하다. 한국 레슬링은 4년 전이었던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이와 같은 판정 불이익을 당한 바 있다. 피해자는 정지현이었다.
당시 그레코로만형 60kg에 출전한 정지현은 아제르바이잔의 하산 알리에프에 패해 8강서 탈락했다. 정지현은 물론 코치진들도 패배를 납득할 수 없었다.
상황은 이렇다. 정지현은 0-0이었던 1세트 30초를 남기고 파테르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23초간 버텼다. 7초만 더 버티면 1세트는 정지현 몫이었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 코치는 정지현이 알리에프의 다리를 건드려 방해했다며 이의제기를 했고,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심판진이 이를 인정했다. 명백한 편파판정이었다. 파울이 선언된 동작은 방어를 할 때 자연스럽게 부딪힐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심판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이의제기를 받아줬다.
결국 1세트를 내준 정지현은 2세트에서도 분위기를 돌리는데 실패하며 탈락했다. 경기 후 레슬링 대표팀은 이의신청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곧바로 거부당했다. 규정상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을 경우, 경기 중에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에는 판정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를 할 수 없다.
판정 불이익에 대한 이유 또한 이번과 흡사하다. 당시 레슬링 협회 측은 아제르바이잔이 석유 재벌을 앞세워 세계레슬링연맹(FILA)에 매년 수백 억 원을 지원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협회장을 국빈으로 초대할 정도라고 밝혔다. 결국 로비의 대가로 정지현이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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