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서열은? 펠마메-크베디 논쟁 재점화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7.11 09:59  수정 2016.07.11 11:48

호날두, 국가대표에서의 우승까지 추가

숱한 우승 경력, 펠마메 다음 선수로 평가?

자신의 경력에 유로 대회 우승을 추가한 호날두. ⓒ 게티이미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그토록 바라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한층 드높였다.

포르투갈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UEFA 유로 2016’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 터진 에데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자국에서 열린 지난 유로 2004 준우승이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 최고 성적이었던 포르투갈은 첫 우승과 함께 상금 2700만 유로(약 350억 원)까지 거머쥐며 기쁨이 배가됐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극적인 우승 트로피 차지였다. 가뜩이나 절대열세로 평가되던 프랑스와의 경기서 전반 초반 불의의 부상으로 실려 나갔기 때문. 이날 호날두는 전반 8분, 프랑스 미드필더 디미트리 파예의 보디 체킹에 무릎이 꺾였고, 치료 후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끝내 눈물을 쏟으며 교체아웃됐다. 다행히 팀 동료들이 투혼을 불살랐고, 연장 후반 에데르의 결승골이 터지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호날두는 이른바 ‘신계’로 일컬어지는 선수 중 가장 먼저 국가대표에서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그러면서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의 비교 역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역대 발롱도르(FIFA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상) 최다 수상자인 메시는 클럽인 바르셀로나에서 수많은 우승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만큼은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메시는 지난 2014 월드컵부터 이번 코파 아메리카까지 3회 연속 메이저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로 인한 실망감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호날두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세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우승 10회 등의 경험이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 대표팀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월드컵과 유로 대회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가대표에서의 메이저 우승 타이틀은 선수의 커리어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되기 마련이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펠레 역시 유럽에 진출하지 않고도 유일무이한 월드컵 3회 우승의 경력으로 역사에 이름을 아로 새겼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 역시 나폴리와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은 물론 우승을 이끈 1986년 월드컵에서의 강렬한 이미지로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경우다.

유럽 축구 전설들의 주요 타이틀(*펠레-마라도나-메시는 남미 선수). ⓒ 데일리안 스포츠

흔히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펠마메’ ‘크베디’라는 말로 축구 전설들의 서열을 논하고 있다. ‘펠마메’는 잘 알려져 있듯 펠레와 마라도나, 그리고 현역 최고로 불리는 메시를 일컫는다. ‘크베디’는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린 요한 크루이프와 독일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프란츠 베켄바워, 그리고 ‘금빛 화살’이라는 별명과 함께 3중 국적(스페인,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을 지녔던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가 그들이다.

크루이프는 네덜란드의 토탈사커와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주도한 인물로 월드컵과 유로 대회 무관에도 불구하고 발롱도르를 3회나 수상한 전설적 인물이다. 베켄바워는 월드컵과 유로 우승을 모두 경험한 최초의 선수이며, 전차군단 역사상 최고로 통한다.

디 스테파뇨의 경우, 클럽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쌓은 것과 달리 특이하게도 월드컵 경험이 전혀 없다. 이는 속사정이 있는데, 프로 입단 후 첫 월드컵 시즌이었던 1944년에는 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고, 아르헨티나 국적이던 1950년에는 개최국 브라질과의 분쟁으로 아르헨티나가 출전을 포기했다.

기량이 만개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이중국적자(아르헨, 콜롬비아)라는 이유로 FIFA로부터 출전이 금지됐다. 스페인 국적을 취득한 1958년 대회에서는 스페인이 예선 탈락, 1962년과 1966년에는 부상으로 끝내 출전이 불발됐다.

메시는 국가대표에서의 무관에도 불구하고 펠레,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선보인 경기력과 퍼포먼스 등은 클럽에서의 경력 하나만으로도 경이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논쟁은 이제부터다.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 대회를 동시에 거머쥔 호날두는 이변이 없는 한 2016 FIFA 발롱도르를 거머쥘 확률이 높다. 호날두가 생애 네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다면, 메시(5회)에 이어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여기에 유로 2016 우승이라는 굵직한 경력도 추가했다. 축구 역사에서 위대한 선수를 논할 때 과연 호날두의 위치는 어디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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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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