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는 21일(한국시각) 스타디움 뮈니시팔에서 열린 ‘유로 2016’ B조 조별리그 최종전, 러시아와의 경기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2승 1무(승점 6)를 기록한 웨일스는 조 1위를 확정,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참가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족적을 남겼다. 웨일스가 속한 B조에서는 잉글랜드가 승점 5로 조2위로 올랐고, 3위 슬로바키아 역시 추후 일정에 따라 와일드카드 획득을 노리게 됐다.
그야말로 베일의 존재감이 또 한 번 빛난 경기였다. 베일은 지난 슬로바키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웨일스의 메이저 대회 첫 승을 안긴 바 있다. 이어 숙적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아쉽게 팀이 역전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이에 풀 죽어 있을 베일이 아니었다. 이날 베일은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유로 본선 3경기 연속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득점왕 경쟁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나갔다. 베일에 이어 디미트리 파예(프랑스), 로멜로 루카쿠(벨기에), 알바로 모라타(스페인) 등이 2골로 뒤따르고 있다.
이날 경기 수훈갑(MOM)으로 팀 동료 애런 램지가 선정됐지만, 베일 역시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베일은 전반 29분 역습 과정에서 특유의 엄청난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로 단숨에 러시아 문전까지 도달한 뒤 샘 보크스에 결정적 패스를 제공한데 이어 램지와는 수차례 찰떡궁합 호흡을 자랑하며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후반 13분 프리킥 찬스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연상케 하는 대포알 슈팅으로 러시아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결국 베일은 후반 21일 램지의 패스를 받아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린 뒤 교체 아웃되면서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영광을 얻었다.
베일은 지난 2013-14시즌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추후 정확하게 밝혀진 그의 이적료는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인 1억 80만 유로(약 1323억 원)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거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지금까지 펼친 활약을 감안하면 충분히 몸값을 해냈다는 평가다.
특히 베일은 자신의 우상인 호날두와 호흡을 맞추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제 포지션인 왼쪽 윙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베일은 토트넘 시절 혼자 해결하던 플레이 방식에서 벗어나 동료들을 활용할 줄 아난,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웨일스 대표팀에서 더욱 극대화되는 모습이다. 베일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왼쪽에 위치, 골은 물론 연계플레이까지 흠잡을 곳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베일은 또 다른 무기는 바로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이다. 베일은 2013-14시즌 코파 델 레이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MOM로 선정, 월드 클래스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유로 2016에서도 마찬가지다. 베일은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으로 웨일스의 16강행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잦은 비교 대상인 호날두가 유로 2016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두 선수의 팀 내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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