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족 상습 폭행 10대에 공소기각

요청 거절한 가족에 "장기 팔아 돈 쓰겠다"며 폭행

대전지방법원 형사6단독이 11일 부모와 조부모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10대에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조부모의 장기를 팔아 돈을 쓰겠다며 폭행하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부모까지 폭행한 10대에게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됐다.

대전지방법원 형사6단독은 11일 존속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군(16)에게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실체적 심리에 들어가기 전에 갖춰야 할 형식적 소송조건이 미흡한 경우 법원이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A군은 지난 3월 아버지인　B씨(42)에게 시계를 사줄 것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죽여버린다”며 B씨를 벽으로 밀치고, 계모 C씨(46)가 이를 말리자 C씨를 향해서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 달 뒤인 지난 4월에도 A군은 B씨에게 휴대 전화를 사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폭행한 혐의도 추가됐다.

또한 지갑을 잃어버린 A군이 자신에게 돈을 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분노하며 “할아버지 할머니 장기를 팔아 돈을 쓰겠다”며 B씨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 D씨(71)씨와 할머니 E씨(68)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군은 부모와 조부모가 A군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음에 따라 풀려나게 됐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해와 이 사건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