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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탈북 행렬에 탈북자 구호단체들 분위기는...


입력 2016.05.26 07:15 수정 2016.05.26 07:17        박진여 기자

탈북자단체 "북중 국경지역 경계 강화로 구호활동 어려워"

"북 주민들, 집단탈북 사건 동요 받지만 위험부담 커 탈북X"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집단탈북과 탈북자를 돕던 조선족 한충렬 목사가 피살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북한 주민들 사이 불안과 심리적 동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통일부 제공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집단탈북과 탈북자를 돕던 조선족 한충렬 목사가 피살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북한 주민들 사이 불안과 심리적 동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통일부 제공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집단탈북과 탈북자를 돕던 중국 교포 한충렬 목사가 피살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북한 주민들 사이 심리적 동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경지역 주민들의 경우 강화된 감시와 통제 속에서 집단 탈북자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마저 일고 있다는 전언이다.

복수의 탈북자 구호단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 13인의 집단탈북 사건 이후 북한의 국경지역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 해당 지역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중국 뉴스 등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해외 노동자들이 다 도망간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한 주민들 사이 불안함과 함께 이들에 대한 부러움도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심리적 동요가 국경 봉쇄 강화로 한층 커진 위험부담과 탈북비용을 감수할 만큼 크지 않다는 게 탈북자 구호단체들의 전언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 루트가 현저히 줄어들고 탈북 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가 강화되면서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개최된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비롯해 잇단 집단탈북 사건, 북중접경지역 조선족 목사 피살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국경지역에 대한 경계가 한층 더 강화돼 탈북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북중접경지역을 넘나들며 탈북자 구호활동을 벌이는 국내 단체들도 활동에 제약을 받는 실정이다.

실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내 입국 탈북자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통일부가 조사한 탈북자 입국현황(2016년 3월 말 기준)에 따르면 2009년 정점(2914명)을 찍었던 국내 입국 탈북자수는 해가 거듭할수록 감소하다가 지난 2015년에는 1276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42명으로 지난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준희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추가 탈북 이후 '탈북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지난해보다 올해 탈북민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시대 들어와 확대된 ‘장마당’ 또한 탈북자 숫자를 감소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탈북자 단체들에 따르면 그간 탈북자들의 주요 탈북 동기는 배고픔으로,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내 장마당이 활성화되며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탈북자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북한 주민들이 탈북을 꿈꾸면서도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니 목숨 걸고 탈북하는 것보다 이미 탈북한 남측 친척들로부터 송금을 받는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25일 본보에 “북한 국경지역 주민들이 집단 탈북자들로 인해 불안함과 동경심을 느끼는 등 굉장히 동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북한 내 장마당 활성화로 먹고 살만 해진 상황에서 한층 더 강화된 탈북 루트나 처벌, 비용 등의 위험 부담을 감수할 필요까지는 못 느끼는 같다”고 전했다.

그는 “탈북하는 가장 큰 동기가 배고픔이었는데, 배고픔이 사라지니 큰 죄만 안 지으면 굳이 탈북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막연히 집단탈북자들에 대한 동경심은 있어도 갖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탈북 할 만큼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김동남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대표도 이날 본보에 “북한 주민들 사이 집단 탈북자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소문이 다 퍼져 놀라고 동요하는 모습들이 있었다”면서 “집단탈북 소식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층 더 강화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무서워 (탈북할) 마음의 준비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탈북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은 본보에 “최근 집단탈북이나 조선족 목사 피살사건 등으로 탈북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탈북할 때 필요한 건 안전과 비용으로, 무사히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한국에 넘어올 비용이 없어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도 일가족 15명이 탈북하다 체포되는 등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도 탈북의 물결은 막을 수 없다”면서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했지만 무국적자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무사히 국내로 데려올 수 있게 모금 비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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