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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커지는 한충렬 피살 미스테리...진실은 과연


입력 2016.05.19 05:34 수정 2016.05.19 10:03        목용재 기자

"북한 보위부 소행" vs "중국 국민 살해못해"

일각에선 중국 공안 개입 주장…사과박스의 행방은?

창바이현(사진 속 강을 중심으로 왼쪽)에서 관광객들이 압록강 너머 북한 양강도 혜산시를 바라보는 모습. ⓒ연합뉴스 창바이현(사진 속 강을 중심으로 왼쪽)에서 관광객들이 압록강 너머 북한 양강도 혜산시를 바라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지린성 창바이현에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의 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현재까지 관련해서 확인된 바 없다"며 이 사건과 관련, 한 목사가 한국 국민이 아닌 중국 국적의 교포이기 때문에 주시하는 수준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한 목사와의 마지막 통화로 사망한 장소까지 유인한 주체가 △한 목사의 활동에 협조했던 북한 여성 △중국 교포출신의 여성 공안이라는 두 가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목사 살인사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소행?

현재 한 목사를 살해한 것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건 당일인 4월 30일 밤, 사건현장 인근 CCTV를 확인한 대북인권단체 '자유와 생명' 측에 따르면 사건 당일 북한에서 3여명과 7여명이 각각 중국으로 넘어왔다. 사건 발생 당일 늦은 오후에는 두 명의 인원이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자유와 생명 관계자는 16일 '데일리안'에 "살해 당시 북한 보위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한 목사의 소지품을 모두 가져가버렸다"면서 "한 목사는 대북선교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로 북한이 주시했던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대북선교 활동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색출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의 소지품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도 "사건현장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북한 혜산 시 거주하는 여성 김 씨와 북한 보위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3명의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북한 내부의 한 목사 협조자가 북한 보위부에 포섭돼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유와 생명' 측에 따르면 북한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한 목사의 탈북 루트를 통해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북한의 지하교회 확장에 한 목사가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한 목사를 타깃으로 설정해 살인사건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자유와 생명 관계자는 본보에 "북한 중요 인사들이 한 목사 라인으로 많이 나왔다. 이들 가운데 미국 쪽으로 또 들어간 사람도 있다"면서 "북한 내의 지하교회와 관련된 라인을 많이 넓히는 역할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초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출신 한국국적의 목사가 한 목사와 관련된 정보를 북한 당국에 제공해 한 목사의 사건이 벌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교부는 지난 17일 "4월초 우리 국민 1명의 연락두절 신고를 국내 가족으로부터 유선 접수한 바 있다"면서 "정황상 납북된 탈북자 목사로 추정되나 중국 당국에 소재확인 협조 요청 등 관련 사항을 파악 중에 있다. 이 가운데 언론에 이미 보도된 건을 포함해 2명에 대해서는 현재 소재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13인의 집단탈북 이후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보복전'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집단탈북 사건이후 북한의 보복살해·납치 정황을 포착하고 대북활동가들에게 출국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목사는 북한이 보복작업에 착수하면서 희생됐다는 것이다.

"북이 한 목사 직접 살해했을 가능성, 적어"

반면 북·중 접경지대에서 대북활동을 벌였던 인사들에 따르면 한 목사가 대북활동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타깃이 될 만한 인물이었는지 여부에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 한 목사가 중국 교포로 엄연한 중국 국민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북·중 관계에 잡음을 일으킬만한 행위를 강행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 원한이나 선교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들로 인한 우발적 살해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 단둥에서 대북사업을 진행한 바 있는 인사는 본보에 "한 목사님이 대북활동가나 선교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분은 맞지만 그분이 대북선교사업에 직접 나서는 타입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중국국적인 사람을 북한이 와서 살해할 정도로 북한이 무모한 일을 강행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하지만 한 목사님이 정보기관과 함께 단순한 선교 사업이 아닌 무엇인가를 진행했거나 이를 통해 사람들이 북한 내부에 깊숙이 침투해 중요 자료를 빼돌렸다면 북한이 타깃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 목사님은 공작사업에 손을 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목사 사망 사건, 중국 공안이 개입했나?

아울러 '자유와 생명' 측은 한 목사 사망사건에 중국교포 출신의 여성 공안이 직접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국공안이 한 목사를 사망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유인했고, 여기서 북한 보위부원들이 한 목사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자유와 생명 측에 따르면 한 목사는 사건 당일 전화 통화를 하고 주변인들에게 "조선족 여성을 만나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나섰다. 이 여성이 그동안 알고 지내던 중국 여성 공안이라는 주장이다.

'자유와 생명' 관계자는 본보에 "이 조선족 여성 공안은 그동안 한목사와 알고 지내던 사이로 그동안 포교활동 자제를 권고해왔다"면서 "한 목사는 중국 공안 당국의 눈 밖에 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관련해서 선교·포교 활동과 관련 여러 차례 경고를 받은 모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자유와 생명 측은 중국 공안으로부터 돌려받은 한 목사의 차량에서 '사과박스'가 사라졌다면서 이를 중국 공안 측의 '증거인멸'로 추정하고 있다. 한 목사의 사망 현장을 발견한 교인이 한 목사가 탑승해있던 차량 조수석에서 사과박스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중국 공안에 신고했는데, 이후 돌려받은 차량 안에는 사과박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유와 생명 관계자는 "살인사건과 관련된 물건들은 모두 유족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유독 사과박스만 없었다. 심지어 비닐봉지도 있는 그대로 돌아왔는데 사과박스만 없었다"면서 "당시 한 목사가 사망 직전 왜 사과박스를 사서 야산으로 갔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중국 공안은 수사결과도 제대로 발표하지 않고 있고 당일 CCTV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소행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민네트워크는 18일 한 목사 사망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중국 수사당국이 한 목사 피살사건과 관련, 제대로 언론에 브리핑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한 목사의 피살은 일개 평범한 사람의 단순 살인사건이 아님을 명심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중국 정부는 한충렬 목사 피살사건 수사결과를 공식발표하여 각종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탈북자 김모 목사 실종사건도 엄중수사하며 북한 공작원들에 의한 북한인권운동가 테러에 대해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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