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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당대회 연 이유가 고작 '김정은 찬양'


입력 2016.05.11 11:08 수정 2016.05.11 17:43        목용재 기자

참가자들의 '김정은 찬가'…80대 김영남, 30대 김정은에게 "위대한 어버이"

탈북자 "정치 행사에서 김정은을 향해 기립박수 치지않으면 불경죄"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북한 7차 노동당대회가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노동신문 캡처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북한 7차 노동당대회가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노동신문 캡처

36년만에 열린 북한의 7차 당대회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찬양 경연대회'나 다름 없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7차 당대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이 김정은의 발언 도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만세"를 외치며 얼굴 높이까지 손을 올려 박수를 치는 것은 예사였고 '토론', '추대사' 등의 명목으로 발언이 나올 때는 '김정은 찬양가'가 울려퍼졌다.

특히 김정은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찬양' 수위가 최고조로 치달았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추대사에서는 김정은을 '절세의 위인', '탁월한 령도자', '천재적 예지', '혁명적 도덕 의리의 최고화신' 등으로 지칭하는 수사가 등장했다.

80대 후반의 고령인 김영남의 입에서 "김정은 동지는 위대한 어버이"라는 찬양발언도 나왔다.

김영남은 9일 추대사를 통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숭고한 민족애를 지니시고 반제자주의 기치 높이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켜가시는 정의와 진리의 수호자, 인류자주 위업의 탁월한 영도자"라면서 "김정은 동지는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새 역사를 펼쳐나가는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김정은 동지께서는 천재적인 예지와 비범한 영도력, 고매한 인민적 풍모로 천만군민의 다함없는 신뢰와 존경을 받아왔다"면서 "전체 대회 참가자들과 온 나라 당원들과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의 한결같은 의사를 담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위원당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고 말했다.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있는 김정은에게 바짝 다가가 공손한 자세로 이야기하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선 상태로 김정은에게 조아리는 최룡해 당비서의 모습 등 당대회 진행 중 김정은에게 지나치게 공손한 고위 간부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최룡해는 돌아 앉아있는 김정은의 뒷모습을 향해 공손히 인사하고 물러가는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찬양에는 고위 간부들뿐만 아니라 청년,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됐다.

본격적인 당대회 진행에 앞서 등장한 조선소년단 18명은 김정은에게 꽃바구니를 건내며 찬양가를 읊었다.

조선소년단은 "김정은 원수님은 조선노동당"이라며 김정은과 노동당을 동일시했고 "우리의 행복을 가꿔주시고 지켜주시며 찬란한 미래를 펼쳐주시는 김정은 원수님께 최대의 영광을 드린다"며 입을 모았다.

특히 "원수님 주신 새 교복입고, 원수님이 주신 새 책가방 메고, 원수님 주신 멋진 책을 펼치며 마음껏 배우며 뛰노는 우리. 이 세상 가장 복받은 세대. 세상 부러움 없어라"고 김정은을 치켜세웠다.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축하단 12명도 김정은 찬양에 나섰다. 이들도 또래인 김정은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이며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청년동맹 축하단 12명도 김정은을 향해 "언제나 그립고 뵙고 싶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우리의 생명이시고 우리의 미래, 우리의 전부이신 김정은 원수님께서 부디 안녕하시길 삼가 축원한다"라며 입을 모아 찬양을 건냈다.

북한 인민군 장교 출신의 한 탈북자는 11일 데일리안에 "이렇게 큰 정치적 행사에서 김정은에게 기립박수를 치지 않는 것은 상상조차 못하는 일"이라면서 "기립박수를 치지 않으면 불경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당대회의 김정은 연설문은 일반 참가자들에게 미리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기립박수를 칠 대목에 대해서 미리 알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구역마다 기립박수를 쳐야하는 시점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이들이 기립박수를 유도하면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박수를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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