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송중기와 로맨스, 설레고 떨렸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4.22 08:44  수정 2016.04.26 10:04

'태양의 후예'서 강모연 역 소화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연기"

배우 송혜교는 지난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강모연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UAA

"송중기 씨와 로맨스는 저도 설레고 떨렸어요. '저런 매력이 있어서 여자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죠."

지난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의 사랑을 듬뿍 받은 송혜교(34). 그는 극 중 해성병원특진병동 VIP 담당 교수 강모연으로 분해 유시진과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태양의 후예'로 송중기는 한류스타가 됐고, 이미 한류스타인 송혜교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송중기의 인기는 송혜교와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 없이는 불가능했다. 사랑스러운 강모연은 '절대 동안' 송혜교를 만나 훨훨 날았다.

송혜교는 지난 2014년 세금 탈루 논란으로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태양의 후예'는 그런 논란을 잊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시청률,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역시 송혜교'라는 찬사를 들었다.

배우 송혜교는 지난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강모연 역을 맡아 유시진 역의 송중기와 호흡했다.ⓒUAA

나도 설레었던 로맨스

20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난 송혜교는 드라마 인기에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꼼꼼히 적어가며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우선 가장 궁금했던 송중기와의 로맨스 연기를 물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송혜교는 그간 함께한 남자 배우들과 몇 차례 스캔들에 휘말린 바 있다. 그만큼 상대 배우와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얘기다.

송혜교는 "송중기 씨가 '태양의 후예'로 많은 여성 팬을 얻고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아 뿌듯하다"며 "'태양의 후예'는 남자 배우가 잘해야만 성공하는 드라마였는데 다행히 중기 씨가 잘해줬다. 내가 설렐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이라 여성 시청자 입장으로 본방 사수를 했는데 '중기 씨가 매력적이다'고 생각했죠. 유시진이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했을 땐 정말 떨렸답니다. 호호. 중기 씨는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잘하잖아요? 워낙 착하고, 성실하고 예의도 바르고...매너까지 좋아요. 이번 드라마는 재난 촬영 장면이 많아서 힘들고 촬영 기간도 길었는데 중기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짜증 한 번 안 냈어요.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멋진 친구랍니다. 남자 주인공으로 해야할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해냈어요."

송혜교는 송승헌 이병헌 현빈 조인성 강동원 송중기 등 최고의 남자 배우들과 호흡했다. 상대 배우와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비결을 묻자 "나 혼자만의 힘은 아니다"며 "나와 상대 배우 모두 열심히 해줘서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배우 송혜교는 지난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맡은 강모연에 대해 "할 말 다하는 '사이다' 같은 여자"라고 했다.ⓒUAA

유시진처럼 잘 생겼지만 위험한 직업을 가진 남자와 사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실제 내 남자친구라면 무서울 것 같다"며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게끔 남자가 믿음을 줘야 한다"고 현명한 대답을 내놨다.

"드라마 초반에 '유시진이 저렇게 매달리는데 받아달라'는 의견이 있어서 속상했어요. 흐흐. 후반부 극한 상황에서 모연이의 마음을 많은 분이 알아주셔서 좋았답니다."

'태양의 후예'에는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가 자주 등장한다. "여자라서 오글거린 대사는 없었고, 다 좋았다"는 송혜교도 한 장면에선 민망했다고. 유시진이 모연에게 혈액형을 묻자 "당신의 미인형, 당신의 이상형, 당신이라는 감옥의 종신형"이라고 말한 장면이다.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은 송혜교는 "그때는 죽겠더라. 20대였으면 당당하게 말했을 텐데 이 나이에 했다가는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수위를 잘 조절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우르크 지진 상황에서 유시진이 탄 헬기가 도착하고 유시진이 모연이를 찾는 신을 꼽았다. 유시진의 애틋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이 그렇게 떨릴 줄은 몰랐어요(웃음)."

지난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혜교는 "송중기는 처음과 끝이 같은 멋진 배우"라고 칭찬했다.ⓒUAA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송혜교가 맡은 강모연은 그간 김은숙 작가가 보여준 수동적인 여성상과는 달랐다. 사랑에 적극적이고 당찼다. 하고 싶은 말은 참지 않고 던진다.

"저도 들었어요. 자기 의견을 시원하게 내뱉은 여자가 김 작가님 작품 중 처음이라고요. 작가님과 처음 미팅했을 땐 캐릭터가 지금처럼 입체적이지 않았어요. 작가님이 제 밝은 모습을 보고 캐릭터를 수정해주셨어요. 시청자분들이 '사이다'(속이 뻥 뚫린 것 같은 시원함) 모연이를 보고 속 시원하게 생각하신 듯합니다(웃음)."

'태양의 후예'는 죽은 줄 알았던 유시진이 자꾸 살아나는 부분에서 개연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선 "사전 제작이라 연기할 때는 몰랐다"며 "나중에 방송을 보고 비판을 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판타지"라고 강조했다.

1996년 CF 교복 모델로 데뷔한 송혜교는 20년 연기 인생 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드라마 '첫사랑'(1996), '육남매'(1988), '순풍 산부인과'(1988), '가을동화'(2000), '호텔리어'(2001), '올인'(2003), '풀하우스'(2004), '그들이 사는 세상'(2008),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를 비롯해 영화 '파랑주의보'(2005), '황진이'(2007), '두근두근 내 인생'(2014) 등 출연한 작품도 30여 편을 웃돈다.

이미 톱스타인 그에게 '태양의 후예'는 어떤 의미일까. 송혜교는 "내겐 또 다른 기회를 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국내 작품은 3년 만이에요. 그간 크고 작은 일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태양의 후예'가 중요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답니다. 좋은 결과를 얻어서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20년 베테랑인 송혜교는 "이번 작품 인기로 달라지는 건 없다"며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연기 방향을 바꾸는 건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태양의 후예'로 '사람'을 얻었다는 그는 "의료팀, 알파팀 등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사람들 덕에 힘든 시간을 잘 견뎠다. '태양의 후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지난주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혜교는 송중기에 대해 "여성 시청자로서 봐도 설레고 떨렸다"고 말했다.ⓒUAA

한류스타의 독보적 행보

송혜교는 원조 한류스타다.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귀여운 외모를 뽐낸 '풀하우스'로 한류스타로서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후 주춤하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리고 이번 '태양의 후예'로 다시 살아났다. 앙증맞은 체구와 오밀조밀 예쁜 이목구비, 착하고 앳된 외모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통한다.

송혜교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일대종사'와 오우삼 감독의 '태령륜'에 참여하기도 했다. 연기는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했다. 하나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다는 배우의 집념 때문이다.

그는 "한류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가 만들어 낸 것"이라며 "한국 배우로서 영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송혜교는 중국 작품에 매진하면서 국내 작품을 놓치기도 했다. 화도 나도 짜증도 났다고 밝힌 이 배우는 그 과정을 통해 인간, 배우 송혜교로 한 뼘 성장했다고 밝혔다.

"친분이 있는 왕가위 감독님이 작품 제의를 했어요. 현장 공부도 할 겸 비중 상관없이 한다고 했는데 무려 4년을 붙잡혀 있었죠. 하하. 그 시간 동안 좋은 작품을 놓쳐서 짜증 났는데 많은 걸 배웠어요. 감독님과 작업을 한 후 '황진이'를 했는데 오우삼 감독님으로부터 러브콜이 왔죠. 더빙 연기를 하라고 했는데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중국어 대사를 매일 미친 듯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외우며 또 외웠어요. 결국에 큰 공부가 되더라고요(웃음)."

송혜교는 최근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 중국 모델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다. 거절 이유는 미쓰비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 10만명 이상을 강제노역에 동원한 대표적 전범 기업이기 때문.

송혜교는 또 서경덕 교수와 뉴욕현대박물관, 보스턴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한글 안내서를 기증해왔다.

그는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해외 박물관을 갔는데 한국어 안내서만 없는 거예요. 우연한 기회로 서 교수님을 뵙고 일을 추진했어요. 사실 아주 작은 부분이에요. 저는 역사에 대해 잘 몰라요. 오히려 서 교수님으로부터 배우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을 계속 추진할 생각입니다."

KBS2 '태양의 후예'를 성공적으로 마친 송혜교는 "'전작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UAA

인간·배우 송혜교의 삶

삶의 절반 이상을 정상급 연예인으로 산 송혜교. 배우가 아닌 인간 송혜교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송혜교는 "어...어떨까요?"라며 잠시 고민했다.

"음...똑같아요. 어렸을 땐 친구가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인간관계가 좁아지더라고요. 믿는 사람만 믿게 되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모든 걸 조심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저도 여러분처럼 힘든 일 있으면 같이 힘들어하면서 울고,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땐 술 한자 하면서 풀고 그래요. 짜증 날 땐 화내고요. 호호. 연예인이고 배우라서 보이는 부분만 다를 뿐이지 또래 여자들과 같아요. 죄송해요. 다른 걸 말해야 하는데(웃음)."

요즘 고민을 묻자 "작품을 마치고 나면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작품 할 때는 스트레스도 받고 여기저기 시달려서 생각할 것들이 많다. 그러다가 끝나면 멍해지면서 재정비를 한다. '태양의 후예'가 끝난 지금은 고민이 없는 시기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지내고 싶다"고 했다.

요조숙녀 같고 새침데기 일 듯한 송혜교의 실제 성격은 '남자'란다. "여성스럽고 내숭 떨 것 같죠? 실제론 남자다워요. 하하. 그래서 여성 팬들이 더 많아요. 이미지 관리를 하다 보면 성격을 '꾹꾹' 누르기도 하죠. 모연이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했어요."

배우 송혜교가 바라는 점은 '전작보다 나아졌다'라는 평가를 듣는 거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연기가 깊어졌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더 많은 표정과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배우는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계속 발전하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뵙고 싶은데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별로 없네요. 남자 배우들처럼 다채롭게 도전할 수 있는 장르와 캐릭터가 나와서 여배우들에게 힘이 돼줬으면 합니다."

송혜교도 이젠 30대 중반이다. 결혼 생각을 할 나이다. '빨리 시집을 가야 할 나이가 됐는데'와 '혼자가 편해'라는 생각이 배우의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한단다. "생각이 계속 바뀌어요. 근데 하긴 해야 겠죠?(웃음)"

여배우에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 나왔다. '실물이 예쁘다'는 말과 '화면이 예쁘다'는 말 중에 뭐가 좋을까. "음...그냥 '송혜교는 다 예쁘다'고 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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