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15-16 시즌도 어느덧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우승 경쟁만큼이나 더 흥미를 끄는 것이 바로 잔류를 놓고 펼치는 하위권 팀들 간의 강등 대전이다.
승강제가 정착된 유럽축구에서 1부 리그 승격과 강등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해당 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이 갈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1부에 잔류할 수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음 시즌 재정 규모는 물론 구단의 미래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EPL에서는 1부 리그 전체 20개 팀 중에 하위 3팀까지 다음 시즌 2부 리그인 챔피언십으로 떨어진다. 현재까지 강등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는 팀은 최하위 아스톤빌라(3승7무22패, 승점 16)다.
빌라는 11라운드 이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빌라는 지난 2월 7일 노리치시티전 승리를 끝으로 두 달이 넘도록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7연패중이며 4경기 연속 무득점에 허덕이고 있다. 생존권인 17위 노리치시티와의 승점차는 15이다. 같은 강등권인 19위 뉴캐슬(승점 25)과도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빌라 다음으로 강등이 유력한 팀은 18위 선덜랜드(6승 9무 16패, 승점 27)와 19위 뉴캐슬이 있다. 그나마 두 팀은 17위인 노리치시티보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고 승점차가 크지 않아 아직은 희망이 있다.
선덜랜드는 최근 강등권 단골손님이자 EPL 최고의 ‘생존왕’이기도 하다. 2012-13시즌부터 매년같이 강등권을 들락거리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최근에는 비록 승리는 없지만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악착같이 승점을 뽑아내고 있다. 하지만 다음 상대가 하필이면 선두 레스터시티다. 그 다음에는 바로 노리치(16일)와의 단두대 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뉴캐슬은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질됐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영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최근 6경기에서 1무 5패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강등권 경쟁자인 노리치와의 승점 6짜리 대첩에서 2-3으로 패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뉴캐슬은 오는 9일 중위권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반전을 노려야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 선수들도 몇 년간 EPL의 치열한 강등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1-12시즌의 볼턴의 이청용을 시작으로 2012-13시즌 QPR의 박지성-윤석영, 2013-14시즌 카디프시티의 김보경, 2014-15시즌의 QPR의 윤석영과 위건의 김보경(챔피언십) 등 최근 몇 년간 잉글랜드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이 돌아가며 강등의 아픔을 체험하기도 했다.
올 시즌 역시 기성용의 스완지시티(승점 37),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승점 34)가 나란히 15,16위에 처져있어 다소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아직 하위권과는 다소 격차가 있는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강등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EPL의 막바지 강등권 전쟁과 더불어 4년 연속 이어진 한국인 선수들의 잉글랜드 무대 강등 고리가 올해는 끊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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