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일 오후 전북 순창군 복흥면 가인 김병로 생가를 방문,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박희승 후보와 조부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일 전북 순창군의 조부 가인(街人) 김병로 생가를 찾았다. 그는 호남에서 후보 단일화 실패로 사실상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총선을 치르게 된 것에 대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은 사람이 거기(더민주)에 있어서 안될 것 같으니까 밖으로 나가 버렸다"며 현 야권 분열의 원인이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있다고 일갈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63년에도 허정과 윤보선 씨하고 둘이 대통령 출마를 꼭 해야겠다고 해서, 단일 야당도 안되고 후보 단일화도 안됐다"며 "지금 민주당이 깨진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허 후보는 출마한 뒤 일주일 동안 지켜보니 도저히 자기는 (대통령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사퇴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뭐 다 조금씩 환상에 젖어있고 높은 지지율이 아른아른하니까 실현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깐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김 대표의 조부인 가인이 지난 1963년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허정(국민의 당)과 윤보선(민정당)이 야권 단일화를 시도했다 실패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조부인 가인은 지난 1963년 박정희와 김종필이 만든 공화당에 대항하는 야당 세력을 만들기 위해 윤보선과 함께 민정당(民政黨)을 창당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구신민당·구자유당·구민주당·무소속 등 4개 정파연합의 단일야당 형성공작이 급속도로 진전되었고, 허정의 신정당, 이범석의 민우회 등과 무조건 합당한다는 원칙에 합의하며 야권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가인(당시 대표최고위원)은 대통령 후보 사전 조절 문제로 끝내 타협을 보지 못하고 민정당을 탈당해, 신정당(허정)과 민우회(이범석)가 합쳐 만든 '국민의당'으로 이동했다. 이후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윤보선은 제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이 과정에서 가인은 허정과 윤보선을 집으로 불러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허정 후보는 '국민의 당'의 대표최고위원이 돼 대통령 후보로 내정됐으나, 같은 해 10월 윤보선 지지 발표를 통해 대통령 후보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생가를 나오며 "단일 야당도 안되고 후보 단일화도 안 된 현 상태를 조부께서 본다면, 답답하다고 했을 것이다"고 말해, 현 상황에 대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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