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김지원 "가슴 아픈 구원 커플 결말은"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3.31 08:10  수정 2016.03.31 08:56

'태양의 후예'서 윤명주 중위 역 맡아 애틋한 로맨스

'상속자들' 이어 김은숙 작가 두 번째 러브콜 '영광'

배우 김지원은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킹콩엔터테인먼트

"다치지 마십시오. 명령입니다. 목숨 걸고 지키십시오."

자신을 밀어내려는 남자에게 강단 있게 한 마디 던지는 이 여자.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2 '태양의 후예' 속 윤명주 중위는 사랑에 있어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친다.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봐왔던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시청자는 열광한다. '여자가 왜?', '여자가 먼저 그러면 이상하지 않을까?'라며 거절 받을까 봐 주저하는 여성들에게 윤 중위는 판타지와도 같다.

이국적인 마스크를 지닌 배우 김지원(23)이 윤 중위를 만나 브라운관을 훨훨 날고 있다. 최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원에게선 당찬 군의관이 모습이 아닌 마냥 소녀 같은 '여성 여성'한 분위기가 났다.

이른 아침부터 만난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자기 얘기를 들려줬다. 동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김지원은 윤 중위를 어떻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로 천생 여자였다.

'태양의 후예'는 최근 시청률 30%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매주 수, 목요일은 '태후'의 날이다. 이 시간 만큼은 남편, 남친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여성 시청자의 글이 빗발친다.

김지원은 극 중 똑똑하고 당차고 예쁜 군의관 윤 중위로 분해 서대영 상사(진구)와 애틋한 로맨스를 연기 중이다.

배우 김지원은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아 서대영 상사 진구와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킹콩엔터테인먼트

연약하기만 해 보이는 김지원은 윤 중위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인기를 실감 하느냐고 묻자 "시청률 수치가 피부에 와 닿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수줍게 웃은 뒤 "잘 돼서 다행이다"고 했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으로 촬영을 마쳤다. 배우들은 드라마가 방영 중인 요즘 '본방사수' 중이다. "첫 방송 전에 기분이 이상했어요. 큰 숙제를 앞둔 기분이랄까요? 워낙 대작이라고 기대도 되고 부담도 느꼈죠."

인기 요인을 묻자 "송송 커플(송혜교 송중기) 선배님과 김은숙, 김원석 작가님 덕분"이라며 "송송 커플과 구원 커플(진구 김지원)의 멜로 라인이 명확한 것도 신선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스타 작가 김은숙 작가, 송혜교 송중기 등 톱스타들이 나섰기 때문. 네 주연 배우 중 막내인 김지원은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앞섰다.

"윤 중위는 제가 봐도 완벽한 캐릭터였어요.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특히 상대 역인 진구 선배님이 제 얘기에 귀 기울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군복 입은 모습이 섹시하고 멋있다는 평에 대해선 "군복이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꾸미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고 웃었다.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은 김지원은 이번 드라마가 '인생작'이라고 했다.ⓒ킹콩엔터테인먼트

화제가 됐던 '다나까' 말투에 대해선 "평소에 안 쓰던 말이라 걱정했는데 촬영하면서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지원은 '상속자들'(2013)에 이어 김은숙 작가의 두 번째 러브콜을 받았다. 스타 작가의 부름을 연이어 받았다는 건 김지원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번 '태양의 후예'에서는 김지원의 매력을 다시 봤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연기력은 더할 나위 없다. 특유의 슬픈 눈빛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작가님이 연락을 해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어린 제가 윤 중위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작가님이 믿어 주셨죠. 여군이라고 해서 남자처럼 무조건 딱딱한 말투를 뱉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해주셨답니다."

윤 중위는 김지원에게도 선물과도 같다. 김지원은 "사랑을 할 때 망설임 없이 직진하는 자신감이 매력적인 여자"라며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점이 예뻤고 일을 할 때는 사랑할 때 못지않게 집중하는 모습도 멋있다"고 했다.

"윤 중위는 서대영이 자기를 사랑하는 걸 확신하니까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존심 다 버리고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호호. 아직은 그렇게 용감한 부분이 부족한 듯하거든요."

송중기(유시진 역), 송혜교(강모연 역), 진구(서대영 상사 역) 등 선배들로부터 배운 것도 많았다. 네 배우는 기싸움 없이 화기애애한 호흡을 이뤄냈다.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은 김지원은 캐릭터에 대해 "사랑을 할 때 직진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전했다.ⓒ킹콩엔터테인먼트

"'밀크남' 중기 선배님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었답니다. 대단하신 거 같아요. 송혜교 선배님은 여자 선배님이라서 남다르게 느껴졌어요. 털털하고 성격도 최고인 선배랍니다. 현장에서 하시는 모습을 보면 '예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절 무진장 챙겨줬죠(웃음)."

우리의 서 대영 상사 진구와의 호흡도 '최고'다. 앞서 진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지원은 내 연기 인생의 역대급, 최고의 여배우"라며 "마냥 챙겨주고 싶은 여배우"라고 극찬한 바 있다.

진구는 또 김지원의 첫인상을 '귀엽고 사랑스러운 김지원'이라고 했다. 1980년생인 진구와 1992년생인 김지원의 나이 차이는 무려 12살. 김지원이 본 진구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진구 선배님을 뵙기 전에는 성인 로맨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죠. 진구 선배님이 저를 받쳐줘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진구의 말을 언급하자 김지원은 쑥스러워하며 "서로 칭찬하기로 한 건가요?"라고 웃었다. "진구 선배님이 윤 중위를 사랑해주셔서 윤 중위가 빛날 수 있었어요. 진구 선배님과의 로맨스 합이 좋았어요. 긴장하지 않고 여유로운 자세로 연기하는 선배님이 부러웠답니다. '나도 조금만 내려놓고 연기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10회에서 윤 중위는 전염 바이러스에 걸리고 서 상사는 그녀를 껴안는다. 두 사람의 애틋한 로맨스가 정점을 찍은 장면이다. "촬영 당시 선배님의 표정을 못 봐서 방송으로 봤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배우 김지원은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아 송중기, 송혜교, 진구와 호흡을 맞췄다.ⓒ킹콩엔터테인먼트

송송 커플과는 차별화된 구원 커플의 매력을 묻자 고민에 '배시시' 웃었다. "구원 커플은 예전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가 있어 좀 더 애틋한 것 같아요. 구원 커플, 송송 커플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아닐까요?"

구원 커플의 매력에 푹 빠진 시청자들은 '분량 좀 늘려달라'고 아우성친다. 김지원은 "분량은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넘치치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적당한 분량"이라고 똑똑한 답변을 내놨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질문, 윤 중위는 죽느냐 사느냐, 구원 커플은 해피엔딩이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은 죽는다는 얘기도 떠도는 상황이다. "하하. 후반부엔 네 명의 감정이 점점 깊어지고 사이다(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함) 전개가 펼쳐지고요. 소소한 반전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아, 구원 커플은...그건 보시면 알 수 있답니다."

2010년 한 광고로 데뷔한 김지원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상속자들'(2013), '갑동이'(2014) 등 한 해도 쉬지 않고 '열일'했다.

필모그래피 중 '태양의 후예'가 그에게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어요. 김은숙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이라 의미도 있고요. 많이 배우면서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더 나아졌답니다. 저한텐 '인생작'이에요."

사랑스러운 윤 중위를 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사랑하느라 고생 많았다"고 웃었다.

만인의 연인이 된 김지원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른 지 몰랐어요. 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필모그래피를 보니 꽤 안 쉬고 했더라고요.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려고요. 차기작은 쉬면서 결정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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