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 래쉬포드에 판 할 “더 지켜봐야”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3.21 09:25  수정 2016.03.21 11:17

래쉬포드, 맨체스터 더비 선제 결승골

판 할 감독 지지하면서도 신중한 입장

맨유 판할 감독(왼쪽). ⓒ 게티이미지

쓰러질 듯하면 불어넣어 살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의 ‘신성’ 마커스 래쉬포드(19) 얘기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171번째 맨체스터 더비에서 전반 16분 터진 래쉬포드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홈에서 매우 강한 맨시티를 상대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둔 맨유는 14승8무8패(승점50)을 기록,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의 마지노선인 리그 4위(맨시티)와의 승점차를 1로 줄였다.

현재 맨유는 5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골득실 뒤진 6위다. 맨시티에 졌다면 4위와의 격차가 7로 벌어져 사실상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이 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아스날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2골(1도움) 맹활약했던 래쉬포드가 다시 맨유를 살렸다. 이날 경기에서 맨유의 슈팅이 5개에 불과했는데 그 가운데 래쉬포드의 슈팅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래쉬포드는 전반 16분 후안 마타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뒤 매끄러운 볼터치와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몸을 날린 맨시티 GK 조 하트를 뚫고 골문을 열어젖혔다.

아스날전에 이어 맨시티전에서도 19세의 신성은 사고를 치며 이름값을 드높였고, 챔피언스리그 탈락-유로파리그 탈락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생명도 연장시켰다. 맨유 안팎에서는 이미 다음 시즌 차기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팬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고 언론들의 조롱거리가 됐던 ‘명장’ 판 할 감독도 모처럼 미소를 머금었다.

지난달부터 웨인 루니 등 주축 공격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스 출신의 래쉬포드를 기용했던 루이스 판 할 감독은 경기 후 ‘MUTV’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 자리(최전방)에 세운 이유를 직접 보여줬다. 래쉬포드를 정말 아낀다”면서 “하지만 아직 19세에 불과하다. 계속 이런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 ”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판 할 감독 말대로 래쉬포드는 지난달에만 해도 맨유 유스팀에서 뛴 풋내기다. 하지만 맨유 1군 데뷔 후 3경기 4골로 스타덤에 오르며 가치가 치솟고 있고, 그 존재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맨유 팬들 사이에서는 “래쉬포드가 판 할에게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다”며 래쉬포를 띄우고 판 할을 깎아내리고 있다. 현재 맨유에서의 존재감으로는 판 할을 능가하고 있는 풋내기가 래쉬포드다.

한편, 래쉬포드와 맨유가 맺은 유스 계약은 내년 여름 만료된다. 올해 안으로 래쉬포드와 재계약하지 못한다면 내년 1월부터는 자유롭게 다른 구단이 펼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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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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