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6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라운드 E조 3차전에서 홈팀 전북이 로페즈와 이동국 연속골에 힘입어 원정팀 빈즈엉(베트남)을 2-0으로 꺾었다.
전북은 스리백과 투톱 전술을 내세웠던 지난 서울전(1-0)에 이어 또 변화를 줬다.
익숙한 4-1-4-1 포메이션으로 회귀했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우고 양 날개에 고무열과 로페즈가 포진했고, 2선에서 이종호, 이재성이 공격을 지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파탈루, 포백은 박원재, 최규백, 임종은, 김창수가 지켰다. 골문은 이번에도 권순태가 맡았다.
전북은 예상대로 한 수 아래의 빈즈엉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다득점을 노린 의도에 비해 생각만큼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성급하고 부정확한 패스는 빈즈엉의 수비에 번번이 막히기 일쑤였다. 무리하게 중앙에서 돌파를 시도하거나 볼을 끌다가 차단돼 역습의 위기를 초래했다.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한 로페즈의 슈팅을 제외하면 나머지 슈팅은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후반 막판 이동국의 추가골도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따랐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신욱과 레오나르도, 루이스 등 공격자원들을 추가로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교체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올 시즌 전북의 가장 큰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이동국-김신욱 투톱의 조합이 여전히 엇박자를 드러내고 있는 장면은 최강희 감독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만했다.
전북은 빈즈엉전을 통해 지난 서울과의 경기 때와는 전혀 상반된 스타일의 전술과 선수 구성을 보여줬다. 긍정적으로 봤을 때는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한 전북의 다양성과 각기 다른 전술로도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강팀의 면모를 봤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의미에서 보면 지난 두 경기 모두 전북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확실한 조합도 없었고 이겼지만 내용상 빈틈도 많이 노출했다. 서울전은 전북 특유의 색깔을 포기하고 상대팀을 의식해 변칙적인 전술을 구사한 것에 가까웠다.
빈즈엉전에서는 원래의 공격적인 색깔로 회귀했지만 선수들이 점유율과 다득점에 집착하다가 오히려 과감성과 밸런스를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전술과 조합상의 오류인지, 아니면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지는 몇 경기 더 치러봐야 알 수 있겠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앞으로도 중요한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 벌써 몇 경기 째 제대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기존 선수들도 조금씩 불안감을 느낄만한 시기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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