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전태풍은 시즌의 가장 중요한 경기의 고비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뜨리며 진가를 드러냈다. ⓒ 연합뉴스
전주 KCC가 전태풍의 위닝샷에 힘입어 고양 오리온을 꺾고 파죽의 10연승을 내달렸다.
KCC는 16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에서 종료 1.5초를 남기고 역전 3점포를 터뜨린 전태풍 활약에 힘입어 73-7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34승18패를 기록, 모비스와 공동 1위를 이어가며 플레이오프 4강 직행도 확정했다.
히어로인 전태풍에겐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승리다. 전태풍은 2012-13시즌부터 약 1년 반 동안 오리온서 활약했다. 하지만 전태풍에게 오리온 시절은 좋은 추억이 아니다.
자유분방하던 전태풍과 분업화된 농구를 선호하고 진중한 성격의 추일승 감독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추 감독은 전태풍을 어울리지 않는 슈팅가드 포지션에 기용하거나 벤치 멤버로 돌렸다. 결국, 전태풍은 2013년 12월 KT와 4:4 대형 트레이드에 묶여 오리온을 떠나야했다.
팀을 떠난 이후 전태풍은 오리온에서의 생활이 행복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며 간접적으로 추 감독에게 서운함을 내비쳤다. 추 감독도 전태풍을 떠나보낸 것은 아쉽지만 우리 팀에 특별한 선수는 아니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전태풍은 KT를 거쳐 올 시즌 KCC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전태풍의 KCC는 올 시즌 오리온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과 4강 직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이 됐다.
전태풍은 유독 오리온만 만나면 이상하리만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올 시즌 10.9점으로 KCC 국내 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오리온전에서는 평균에 못 미치는 활약이 거듭됐다.
이날도 전태풍은 7득점에 그쳐 종반까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태풍은 시즌의 가장 중요한 경기의 고비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뜨리며 진가를 드러냈다. KCC에는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을, 오리온에는 비수가 된 장면이었다.
정규시즌 초반 12승1패라는 고공비행으로 화려하게 출발했던 오리온은 4강 직행에 실패하며 맥이 빠지게 됐다. 설상가상, 4위 안양 KGC 인삼공사에도 반게임 차로 추격당하고 있어 3위도 장담하기 어렵다.
추 감독에게 전태풍은 특별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전태풍은 추 감독에게 당분간 잊기 힘든 특별한 기억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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