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손편지. ⓒ 울산HD
2025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른 이동경(울산 HD)이 최종전을 앞두고 손 편지를 썼다.
이동경은 27일 울산 구단을 통해 '미디어에 드리는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2018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펜을 들어 마음을 전하게 됐다"며 "선수단뿐 아니라 구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도래했다. 모두가 어렵고 부담될 이 순간 부상으로 팀에 힘을 보탤 수 없는 저 자신이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동경은 올 시즌 김천 상무에서 13골 11도움을 올리고 지난 10월 전역, 울산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 36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서 갈비뼈 부상을 입었고 오는 30일 제주SK와의 최종전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울산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다.
이동경은 "2025시즌은 유독 특별한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참 운이 없는 선수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간발의 차로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았던 순간이 많았다. 늘 기회라 생각하면서 도전적으로 임했지만, 항상 욕심으로 끝나버리기 일쑤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런데도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남과 주변을 탓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축구선수로 조금씩 깨닫고, 인간으로서 성숙해지고 있다. 어느 순간 문이 열리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경은 2025 K리그 개인상 부문에서 박진섭(전북), 싸박(수원FC)과 K리그1 MVP 후보에 올라있다.
이동경은 이에 대해 "2025시즌 최고 활약을 펼쳤던 (박)진섭이형, 싸박과 MVP 후보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건 영광"이라며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고 당연히 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 곡절이 많았어도 좌절하지 않고 잘 이겨내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기자님들을 포함한 K리그 구성원 전체의 노력과 성원 덕에 저도 발전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이동경' 이름 석 자를 기억해 주셨으면 해 이렇게 글을 적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월 1일, 제 이름의 호명 여부와 상관없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한결같은 선수로 이 마음 변치 않겠다"며 "저희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이름 '동(東)' 빛날 '경(炅)'처럼 이름값 할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