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이대호가 기대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만한 구단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35)의 행선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각 구단들의 스프링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여전히 이대호의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대호의 잔류를 오매불망 기다려오던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구계 소식에 밝은 관계자들은 금주 중으로는 이대호의 행선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역시 이대호 본인 의지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행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대호가 기대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만한 구단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당초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더라도 터무니없는 몸값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단순히 개인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서 앞으로 빅리그에 도전하는 한국인 선수들에게도 자신의 결정이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한 이대호가 빅리그에서 낮은 대우를 받는다면 앞으로 후발주자들의 성적도 폄하될 수 있다. 더구나 낮은 몸값을 감수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보장과 출전 기회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호가 계악 조항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빅리그에서 이대호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다. 이대호가 비록 아시아 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30대 중반에 빅리그에 데뷔하는 타자에게 거액을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타격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지만 수비와 주루 능력은 여전히 물음표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지금으로서는 세인트루이스나 휴스턴이 그나마 유력하다는 평가다. 두 팀 모두 이대호와 같은 우타 거포형 1루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대호가 지금 당장 가더라도 충분히 주전 자리를 노릴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먼저 메이저리그행에 성공한 동갑내기 오승환이 있다는 것도 현지 적응에 유리한 부분이 될 만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대호가 결국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쯤이면 관계자들 사이에서라도 구체적인 소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고액 연봉자에 고령인 이대호가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이상 계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돌아갈 곳은 결국 소프트뱅크 뿐이다.
소프트뱅크는 아직 이대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소프트뱅크 역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이대호가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일본으로 돌아가 실리를 취할 것인지 마지막 선택의 시간이 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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