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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피튀기는 청년 자원 쟁탈전 우린...

  • [데일리안] 입력 2016.02.09 09:21
  • 수정 2016.02.09 09:22
  •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신보라의 청년백서>당장의 지표 개선에 몰두해서야

이 칼럼은 2015년 11월 발행한 '2015청년일자리속사정리포트'의 내용을 골자로 하여, 새로운 근거와 내용을 추가해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편집자 주>

2016년 오늘, 청년을 위한 대한민국은 없다

겨울의 칼바람이 청년일자리 시장에도 불어 닥쳤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청년실업률은 9.3%로 1999년 통계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대량 실업난을 겪었던 IMF 시절보다 심각하다. 청년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그보다 더 매섭다. 비좁은 취업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절규가 SNS, 언론, 청년들의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 넘쳐날 지경이다.

더욱이 이런 틈새를 비집고 ‘복지’라는 양의 탈을 쓴 선심성 악성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성남시의 청년배당을 비롯한 무상복지 3종세트,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이다. 언제까지 사탕발림식 정책들로 본질과는 한참 비켜선 청년고용 문제를 취급하려는 것인지 안타깝다. 더군다나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 갈등도 커지고 있다. 증세 없이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국가채무를 늘리는 방식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청년세대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취업부담에 세금부담까지 떠안게 될 분위기다.

현재 닥친 고난과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들은 청년세대를 둘러싼 엄청난 위협이다. 우리나라는 OECD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출산율의 감소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의미한다. 노년층을 부양한 젊은 층이 계속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2026년 초고령사회, 2031년 총인구 감소 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LTE급으로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2013년에는 생산가능인구 6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면 됐지만, 2030년이 되면 2.5명당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된다. 2050년이 되면 청장년층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청년들이 자신뿐 아니라 노인 1명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까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2040년대에 이르면 0.74%로 추락해 사실상 성장이 멈춘 경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은 사회의 잠재적 일자리 창출 능력을 감소시키고, 결국 청년 일자리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대책 없는 복지정책 확대의 가장 큰 피해도 현재의 청년세대와 미래세대에게 돌아온다. 정부는 복지예산으로 2014년 100조원, 2015년 115조를 지출했다. 올해는 전체 정부예산의 30%를 넘어서는 123조원이 쓰인다. 이는 2013년 발표한 공약가계부의 ‘향후 5년간 총 135조원이 들 것’이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정부는 이를 직접채무로 감당하고 있어, 나라 빚은 자그마치 645조원에 달한다. 빚을 내어 현 세대의 복지를 감당하니, 향후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될 청년세대의 부담은 나 몰라라다.

대통령의 ‘통일대박’ 발언 이후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과는 별개로, 북한의 아슬아슬한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통일’이 우리 세대의 문제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통일비용 마련에 정부나 사회에서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준비 없이 맞는 통일로 인해 발생할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이 청년들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저출산·고령화, 통일비용 부담, 복지예산 증가는 청년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빚을 내어서라도 현재의 행복에 치중하자는 정부의 예산 편성, 표심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다 주겠다고 남발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복지 공약, 통일이 지상의 과제라면서도 비용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탁상공론만 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고민과 비전에 대한 현실적 논의도 없다.

저성장 장기화와 고용시장 경직이 계속되고 있어 한정된 일자리 속에 청년들은 고용시장의 문턱에 들어서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취업난에 목매다 겨우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월급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 소득을 저당 잡히는 세대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들리기도 한다. 현재는 기성세대의 노동력에 막히고, 미래는 세금에 저당 잡히는 신세가 바로 청년세대인 것이다.

청년시절이 결정할 미래

생애 ‘청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주입식 공교육에서 탈피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해보는 때가 스무살 시기가 아니던가. 자기 인생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확립될 때이자, 사회를 보는 눈을 뜨는 시기이기도 하다. 선진국처럼 중·고등학교 때부터 진로에 대한 탐색과 경험이 많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수능에 목매는 학교 분위기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갓 스물이 되어서야 비로소 직업과 직무, 자신의 진로 적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진지한 고민과 탐색할 기회를 갖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청년자원은 노동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고, 이들의 경제활동이 대한민국의 성장잠재력으로 녹아드는 것이다.

세계는 청년자원을 향한 소리 없는 쟁탈전이 한창이다. 사진 출처 cpcc.edu세계는 청년자원을 향한 소리 없는 쟁탈전이 한창이다. 사진 출처 cpcc.edu

청년기는 학교교육 후 본격적인 노동활동이 시작되는 시기로 인적자본이 축적될 기초를 다져가는 때다. 그러나 고용 사정이 악화되어 청년들의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거나 하향 취업 행태가 자주 벌어지면 인적자본의 질적 저하나 훼손 우려가 발생한다. 미취업 상태가 길어질수록 업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여 인적자본 축적이 그만큼 늦어진다. 또 미취업이 장기화되면 취업 의욕을 상실하여 구직을 포기하는 등 유휴노동력이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학력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향 취업한 경우 직무 만족도가 낮아 이동성이 확대되는 등 노동시장의 안정성도 저하될 수 있다.

개개인에게는 생애 전 기간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 청년층의 실업 경험은 낙인효과로 인해 임금손실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이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 통계를 이용해 2010년 대학졸업자들의 3년 후인 2013년 취업과 임금경로를 분석한 결과 대학졸업 후 실업 상태를 경험한 청년층은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 비해 2013년 임금이 월평균 50만 원 낮았다. 조사대상 취업자 평균 임금이 249만 원임을 감안하면 실업 경험으로 임금이 약 20% 낮아진 셈이다. 2013년 청년층 유사 실업자 규모가 84만 명임을 감안할 때 이들 모두가 같은 비율로 임금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 시 전체적인 임금손실 규모는 5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인적자본의 손실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생산성 저하 등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다. 청년층의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소비활동의 감소는 필연적이다. 예를 들면 전자제품 등의 상품 구입에 소극적이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잘 만들어도 팔리질 않으니 투자에 소극적이게 된다. 특히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청년들의 소비가 둔화되면 기존 상품을 대체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의 판매 가능성도 떨어져 경제혁신 자체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청년자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청년기의 생각과 활동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력에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이해하고, 청년자원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고용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실제로, 세계는 청년자원을 향한 소리 없는 쟁탈전이 한창이다. 『세대전쟁』을 쓴 박종훈 KBS 기자는 “앞으로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도 철광석도 아닌 청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미래세대의 소중한 가치를 먼저 깨달아 지키고 보호한 나라만이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산율 감소,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감소, 이와 함께 GDP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경향은 선진국일수록 두드러진다. 미국, 일본, 유럽뿐만 아니라 인구대국에서 ‘인구감소’라는 재앙을 겪을 것으로 점쳐지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청년자원에 대한 재투자, 엄청난 청년인재 유치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2011년부터 ‘청년 천인(千人)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적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40세 이하의 청년 연구자들이 중국에서 과학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재 유치 프로젝트다. 천인계획을 통해 선발된 청년인재들은 연구보조금을 비롯해 중국의 Top9 대학 동급의 연봉을 지급하고, 가족들의 사회보험제도까지 보장해 준다. 거기에 주택자금 및 식비, 교육비 등도 전액 지원한다. 말하자면 중국을 세계 뇌섹인(뇌가 섹시한 사람)의 요람으로 만들어 부국을 실현하겠다는 포부인 것이다.

미국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청년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지원하고 있다.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DACA,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정책으로, 청년 불법체류자의 추방을 유예하고 노동허가까지 제공하는 특단의 조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재능과 의지를 갖춘 청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전국이민법센터(NILC) 조사에 따르면, DACA에 등록된 청년들은 더 나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신분 문제 해결을 통해 경력을 쌓아갈 토대도 마련해가고 있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해외청년들이 공식적으로 노동허가를 받아 세금을 내면서 경제의 활력과 세수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GDP가 향후 10년간 최소 0.4%에서 최대 0.9%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도 제출됐다. 청년 드리머(dreamer)들을 포용하면 미국의 성장잠재력을 함께 높일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유럽연합(EU) 또한 ‘유럽의 내일’을 위한 청년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유럽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청년자원 고용과 소득 보장을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 본 것이다. 이에 따라 EU는 2013년부터 청년보장제도(Youth Guarantee)를 실시했다. 25세 이하 청년들이 재학 중에 4개월의 훈련을 거쳐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행을 위한 조기 개입을 통해 고용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귀감이 되는 정책이다.

과거에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에 ‘젊은 자원’의 힘이 현재보다는 덜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는 현재, 현재보다는 미래를 염두에 두는 나라들은 이 문제를 확실히 깨닫고 있다. ‘젊다는 것의 힘’을 말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좇아 일을 갖고 성취를 이루는 것은 나라 안에 엄청난 역동성을 만들고,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세계의 청년쟁탈전에 그 어떤 도전장도 준비해놓지 못했다.

청년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일자리 해법을 찾자

청년층을 둘러싼 일자리 논의가 단순히 현재의 청년실업률을 낮춰보자는 데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악의 경제 상황, 최악의 청년실업률, 최악의 청년고용률 등 지표에 집착하는 순간, 당장의 지표를 개선하려는 작전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당장의 고용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해외로 나가라고 부추기는 해외취업 프로그램 등은 세계의 청년자원 쟁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젊음이 대한민국을 일궜다면, 다시 젊음이 대한민국을 혁신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청년들이 젊은 시기에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한 가치, 청년자원이 한 나라의 발전과 창조에 기여하는 에너지, 사람의 생애에서 청년기가 갖는 특징과 이를 국가가 보장해야 할 의무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한 바탕에서 청년고용의 해법도 찾아야 한다.

글/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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