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고위와 당무위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설치와 구성안을 의결한 22일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일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선거대책위원 16명을 당무위원회에서 원안대로 의결, 확정하고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친노 배제'를 은연중에 드러냈던 선대위원 목록에 다수의 친노 그룹이 발견됐고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며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와 선대위의 역할 분담이 애매해 혼란이 예상된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당무 위원회에서 16명의 선대위원을 확정했기 때문에 명실상부하게 선대위가 발족됐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결속을 도모하는 것이다. 때문에 저 나름대로 지역도 봤고, 당 갈등 구조 속에서 섞여있던 사람들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의 측면에서 (위원들을) 인선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선대위 조직은 다음 주 초에 확인 가능하다"라며 "이제는 전 당원들이 선거 체제기 때문에 당의 실무자들이 보다 더 활기 있는 모습으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도 이날 선대위원 구성에 대해 "20대, 노동, 노년층 분야와 일부 지역이 취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전북과 충청을 보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언급됐다"라며 "실버위원회 측에서는 노년층도 한 분 정도 들어가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런 부분은 수용해서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확정된 선대위원 16명 중 현역 의원은 전날 더민주 잔류를 선택한 박영선 전 원내대표, 최재성 총무본부장, 우윤근, 박범계, 유은혜, 진선미 의원 등이 있으며 비 현역 의원으로는 이용섭, 김영춘, 정장선 전 의원과 손혜원 홍보본부장이 선대위에 포함됐다. 특히 박영선 전 원내대표과 김영춘 전 의원 그리고 정장선 전 의원은 당내 중립 중도 모임인 '통합행동'으로 활동한 이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선대위에는 더민주가 새롭게 영입한 인재도 선대위에 참여했다. 제1호로 영입된 표창원 경찰대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등이다.
주목할 점은 선대위 현역 의원 중 '친노계 인사'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지난 17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선대위 발족 과정에서 보면 '친노 패권주의' 문제가 어떻게 풀이되는지 아마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친노의 압력에 의해 일할 거란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을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이날 발표된 선대위 명단에는 친노 강성으로 불리는 진선미 의원과 최재성 총무본부장, 박범계 의원 등이 올랐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선대위에 소위 친노 인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솔직히 누가 친노인지 아닌지 개념이 없다"라며 "1차적으로 당이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이것을 어떻게 짜야 화합에 도움이 되는지가 커다란 기준이라고 알기 때문에 염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향후 선대위 구성이 원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매모호한 선대위와 비대위의 경계도 문제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을 겸임했다. 선대위는 선거와 관련된 문제를 전담하고 비대위는 당 전체를 관장한다고는 했지만 포함관계로 따지면 비대위원들이 선대위 부분에 들어간 형태다.
이에 대해 더민주 측은 "지금까지는 최고위가 해산되면 후속작업 없이 해산해왔고 승계를 위한 규정을 그때그때 만들어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질서 있는 권한 이양을 위해 당헌을 개정하기로 했다"라며 "비대위 인사권을 최고위원회가 당무위원회로부터 위임받은 후 비대위 구성안을 만들어 27일 중앙위원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대위는 당규에 따라 당무위원회 의결로 선임되고 선대위원장과 위원장은 당무위원에서 선임되어 당 대표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선대위 임명권은 당 대표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며 "선거사무 권한은 위임되는데 나머지 권한은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될 것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비대위는 오는 27일 중앙위원회에서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비대위원은 이날 임명된 선대위원 중 일부가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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