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에 눌린 정현…승리보다 값진 경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1.18 17:28  수정 2016.01.18 17:28

세계 최강 조코비치 맞아 세트스코어 0-3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 연출하며 선전

최강 조코비치를 맞아 선전을 펼친 정현. ⓒ 게티이미지

한국 테니스 기대주 정현(세계랭킹 51위)이 최강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를 맞아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현은 18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2015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단식 1회전 조코비치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3(3-6 2-6 4-6)으로 완패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였다. 조코비치는 개막 기자회견서 "정현과 같은 젊은 선수는 사실 패해도 잃을 것이 없는 입장"이라며 "그는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 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상황이 진행되면 곤란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조코비치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1세트부터 묵직한 서브와 함께 좌, 우 코너를 자유자재로 공략한 조코비치는 정현의 기세를 힘으로 누르며 차근차근 포인트를 쌓았다. 특히 강력한 서브에 이은 손쉬운 득점 공식은 정현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정현은 1세트에 게임스코어 2-2로 맞서며 신예 돌풍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며 2-4로 끌려갔고, 결국 세트를 내줬다. 특히 긴 랠리가 이어질 때마다 관중들의 장탄성이 흘러나왔지만 정작 포인트를 가져가는 쪽은 대부분 조코비치였다.

2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0-4로 수세에 몰렸지만 다시 2게임을 따내며 조코비치의 간담을 서늘케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미 승패의 추가 기운 3세트에는 4게임을 따내며 선전을 펼쳤지만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시간55분 만에 경기를 마쳤다.

그렇다고 아주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정현은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에 참가, 1회전 탈락 상금인 3만 호주 달러(약 2500만 원)를 받게 될 예정이다.

또한 세계 랭킹 1위와의 맞대결은 쉽게 경험 없는 큰 자산이다. 한국 선수가 랭킹 1위와 맞붙은 적은 지난 2007년 4월 이형택이 ATP 투어 마스터스 몬테카를로 대회 16강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격돌한 이후 약 9년 만이다.

최근 기량이 급성장 중인 정현은 이날 조코비치와의 경기서도 이를 입증했다. 정현은 대부분의 기록에서 조코비치에 크게 밀렸지만 서브 최고 시속이 199㎞까지 나오며 조코비치(198㎞)보다 오히려 빠른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자와 세계 최고 무대서 격돌했다는 자신감은 향후 투어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실 이날 정현은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세트가 거듭될수록 이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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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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