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과 조 잭슨의 라이벌 구도가 후반기 프로농구의 흥행에 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 KBL
“KBL에 꼭 남아 달라.”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서울SK)과 외국인 가드 조 잭슨(고양오리온)의 라이벌 구도가 후반기 프로농구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국내 최정상급 가드 김선형과 작은 키(180cm)에도 상대팀 센터와 당당히 맞서 탄성을 자아내고 있는 단신 가드 조 잭슨의 맞대결은 2000년대 초반 김주성과 마르커스 힉스(당시 대구 오리온스) 이후 관심을 모으는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화두는 김선형이 먼저 던졌다. 김선형은 지난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MVP에 선정된 뒤 잭슨의 기량을 극찬했다.
김선형은 “잭슨과는 붙을수록 자극이 된다”며 “잭슨도 기량이 더 늘어서 다른 리그에 가지 않고 계속 KBL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잭슨과 계속해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 것이다.
김선형과 잭슨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포인트 가드로서 갖춰야할 스피드는 물론 신장이 크지 않음에도 자유자재로 덩크슛을 구사할 수 있는 탄력을 갖췄다. 특히, 현재 KBL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손꼽히는 둘의 맞대결은 향후 프로농구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2-03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치열한 명승부를 펼친 김주성과 마르커스 힉스. ⓒ KBL
김선형과 잭슨의 라이벌 구도는 2000년대 초반 프로농구의 흥행에 이바지 했던 김주성과 힉스의 대결 못지않은 카드다.
2001년 대구 오리온스에 입단한 힉스는 2003년까지 KBL 무대에서 활약하며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상을 독차지할 정도로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당시 KBL은 말 그대로 ‘힉스 천하’였다. 팀 동료 김승현과의 찰떡 호흡은 오리온스가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2년 TG삼보(현 동부)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주성은 당시 프로농구를 지배했던 힉스에 맞선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었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신인’으로 평가받았던 김주성이 NBA를 가기 위해서는 힉스를 넘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던 그 시절, 토종과 외국인 선수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만으로도 프로농구는 볼거리가 풍성했다.
특히 김주성과 힉스의 진검 승부가 펼쳐졌던 TG삼보와 오리온스의 ‘2002-03 시즌 챔피언 결정전’은 아직도 회자되는 명승부로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의 시간이 훌쩍 흘러간 현재, 이제 또 하나의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간에 펼쳐질 흥미로운 맞대결에 농구 코트는 한층 더 타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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