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5년여 만의 연설, 강경이민정책 당위성 강조
"나는 7개 전쟁 끝내" 주장...유엔에 "뭐 했나" 독설
프롬프터 고장난 채 연설 시작… 이란에 “핵 절대 안돼”
한반도,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불법이민에 대해 유럽 국가들에 강력한 통제를 촉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5년여 만에 이뤄진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에 가까운 연설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국경통제 정책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유엔 내 만연한 관료주의와 비효율, 기후위기론 설파 등을 맹비난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과 관련해 “우리의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며 “만약 당신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감옥에 가거나, 당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거나, 어쩌면 더 먼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시 미국 국민의 것임을 천명했다”며 “모든 나라는 자국민을 지키기 위해 같은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은 전례 없는 규모의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심각한 문제에 빠졌다”며 “정치적 올바름에 매달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한반도 관련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고가 자동으로 스크린에 띄워지는 프롬프터가 고장난 채 연설에 임했다. 이후 프롬프터가 복구됐지만, 그는 “유엔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엘리베이터와 프롬프터”라며 “프롬프터 없이 연설을 해도 상관없지만, 어떤 사람은 큰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농담해 청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자신이 취임 후 7개의 전쟁을 끝냈지만 유엔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며 유엔 총회에서 유엔을 직격했다. 그는 “사람들은 할 수 없다고 했지만 난 7개월 만에 끝낼 수 없다고 여겨졌던 7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자신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내고, 분쟁을 중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엔은 전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녹색 사기’(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여러분의 나라는 실패하게 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기후 변화’가 되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지구 온난화도 없고, 더 이상 지구 냉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유엔의 한 관리가 “10년 안에 지구온난화로 전체 국가들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잘못된 기후 변화 예측을 한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재생에너지 정책에 반대하며 “이는 농담일 뿐 아니라 비싸고 비효율적”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세계 제일의 테러 후원국은 절대 핵·미사일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며 “우리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주요7개국(G7) 국가들이 잇따라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두고는 “하마스에 너무 잘해주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가장 쉽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잘 풀리지 않고 있다”며 “ 한 주도 걸리지 않아 끝날 일이었는데 3년 반이 넘게 싸우며 양쪽의 젊은 군인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다른 나라들에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런 관세들이 수년 동안 통제 없이 우리에게만 부과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나라들과 활발한 상거래를 원한다”며 “하지만 그것은 공정하고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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