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승3패 옛말! 헤인즈 없는 오리온의 급락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14 12:12  수정 2015.12.14 12:15

개막 후 21경기에서 18승 3패, 역대급 초반 성적

헤인즈 부상 이후 최근 9경기에서 2승 7패 부진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의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다. ⓒ KBL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오리온은 시즌 개막 후 21경기에서 18승 3패라는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남자프로농구 역사상 역대급 초반 성적이었다.

하지만 팀의 기둥인 애런 헤인즈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휘청거리고 있다. 실제 헤인즈 없이 치른 최근 9경기에서 오리온은 고작 2승 7패에 그치고 있다.

패배도 패배지만 내용 또한 문제가 많았다. 11월 18일 SK전(69-90), 12월 5일 동부전(55-78) 12월 11일 모비스전(59-78) 등 최근 일방적인 대패를 당하는 경기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최하위 창원 LG를 상대로도 어려운 경기를 펼치다가 74-75로 재역전패했다. 헤인즈가 빠지면서 승부처에서 위기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오히려 한번 흐름을 내주면 와르르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헤인즈의 빈자리가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스테판 커리 없는 골든스테이트나 르브론 제임스가 없는 클리블랜드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헤인즈 한 명 빠졌다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팀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시즌 내내 그토록 막강하던 오리온의 슈터진과, 풍부한 백업선수층은 헤인즈라는 구심점이 빠지면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포스트에서 안정감 있게 버텨주고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정통 빅맨과 해결사의 부재라는 약점만 더 두드러졌다. 결국 시즌 초반의 놀라운 비상은 팀의 위력이 아닌 그저 헤인즈라는 특출한 선수 한 명에 의존한 결과였다는 사실만 확인한 셈이 됐다.

일시대체 외국인 선수로 제스퍼 존슨을 데려온 것도 질타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존슨이 KBL 유경험자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소속팀 없이 운동을 쉬고 있었던 몸 상태였고, 기량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이미 시즌 개막 후라 마땅히 데려올 선수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다른 팀들도 시즌 중반 부상이나 기량 미달 등의 문제로 대체 선수를 데려온 사례가 여럿 있었다. 이 가운데 동부(웬델 멕키네스)처럼 오히려 대체 선수 가세 이후 대박을 터뜨린 케이스도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오리온의 선택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헤인즈의 복귀 시기가 더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헤인즈는 통증이 회복되지 않아 당초 예상한 것보다 2주 이상 더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오리온은 할 수 없이 존슨과의 계약도 2주 연장해야했다. KBL 규정상 부상선수의 추가 진단 시 부상자와 대체선수를 모두 1경기 출전을 금지시키도록 돼 있어 외국선수 전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지난 11일 모비스전에서는 대패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헤인즈가 2주 뒤에도 여전히 통증을 호소한다면 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 반대로 헤인즈가 조기에 복귀한다고 해도 곧바로 경기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4라운드부터는 외국인 선수들이 함께 뛰는 쿼터가 종전 3쿼터에서 2~3쿼터로 늘어나면서 헤인즈가 없는 오리온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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