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와 설전 벌인 이장우 "할 말 했을 뿐"

문대현 기자

입력 2015.12.10 11:50  수정 2015.12.10 11:56

공천룰 둘러싼 계파갈등 본격 신호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도입을 두고 청와대와 친박계의 반발로 새누리당이 심한 내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등 총선룰과 선거구 획정 등의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장우 의원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9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이장우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드릴 말씀을 드린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이 의원과 설전에 대한 물음에 "설전이라기보다 어제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만큼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법 이런 것들을 처리해야 하는 시점에 공천 룰 논의는 부적절했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결선투표에서 (승부가) 뒤집어진다면 진 사람이 (이긴) 후보를 지원하겠나. 결국 우리 당 후보의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다. 본선이 따로 있는데 경선을 두 번 치르는 제도가 어느 나라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최고위원들이 만찬 회동을 갖고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에 황진하 사무총장을 앉히고 결선투표제 도입을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박의 목소리였다.

결선투표제는 경선에 3명 이상 후보가 경쟁할 경우 1차 경선을 거쳐 한 명을 걸러내고 1·2위 후보 간 2차 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이 제도는 현역 프리미엄보다 새 인물 발굴에 보다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비박계는 결선투표제를 활용할 시 일부 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내리꽂는' 인물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 친이계 5선의 이 의원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참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후 친박계 이인제 최고위원이 "기득권자 한 사람(현역 의원)과 신인 5~6명이 결선투표 없이 경선하면 100% 기득권자가 당선된다. 그게 공정한가"라며 반박하긴 했지만 큰 탈 없이 회의는 종료됐다.

하지만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친박계 초선의 이장우 의원이 "민생이 시급하고 대통령도 법안 처리를 걱정하는데 왜 부적절하게 공천 관련 발언을 하느냐.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인 거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결선투표제가 특정인과 특정 지역 배제라니…. MB(이명박) 정권 때 2인자였던 분이"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사실상 18대 총선 당시 친이계가 친박계를 '공천학살'했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친이계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이 "할 이야기가 아니다"며 막았고 다른 참석자는 "당신이 탈레반이냐"고 까지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가 사태를 중재하며 마무리되긴 했지만 공천 룰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이제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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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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