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 대형가맹점도 인하 요구

임소현 기자

입력 2015.11.23 11:43  수정 2015.11.23 11:43

한 대기업 가맹점 일부 카드사에 공문 보내 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

카드업계 "영세가맹점 인하만으로도 힘든데...상식적으로 납득 안 돼"

한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하는 모습. ⓒ데일리안

정부의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이 발표된 가운데,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에게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카드업계의 수수료 싸움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대기업 가맹점이 최근 일부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 방침이 대형 가맹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만기 시점도 다 다르고 카드사와 가맹점 1:1 개별협상이기 때문에 어느 업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대형 가맹점이 인하 요구를 하고 나설) 개연성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재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도 카드업계에서는 주요 이슈인 가운데 대형 가맹점 수수료까지 인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하라고 하면 영업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단순 계산만 해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도 각 부서별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는 이슈로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만으로 연간 6700억원의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 내년 경영계획에 포함시킬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

이같은 분위기에서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카드업계 전체에서 고개를 내젓고 있어 쉽사리 협상이 진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1.96%로,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평균 2.2% 수준)보다 낮은 편이었지만 이번 정부 방침으로 일반가맹점은 1.9%, 중소가맹점 1.3%, 영세가맹점은 0.8%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대형 가맹점은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 2012년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당시에도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의 수수료 싸움이 불거진 바 있어 2차 수수료 싸움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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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현 기자 (shl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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