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계열기업 경영위기 많아..지원여부 주목
범현대가가 오랜만에 합심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대대적으로 조명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대'라는 타이틀을 갖고 각자 기업을 운영해왔으나 계열 분리 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손과 친인척들간 관계가 썩 좋지 않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다시 화해해 합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현대그룹, 현대중공업, 현대해상, 한라, KCC 등이 직간접적으로 모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한 음악회가 열린 데 이어 오는 23일에는 하얏트호텔에서 '아산 그 새로운 울림: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또 23∼24일 양일간 같은 장소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사진전이 개최된다.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위원장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대표 행사인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생일 하루 전인 24일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범현대가 오너들이 총 출동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8일 음악회에서는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집안 제사 외에 공식 석상에서 모두 모인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 행사는 범현대가가 모두 기념사업에 일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명실 공히 범현대가의 장자로 자리를 굳힌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회동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범현대가에서 어려움을 처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최근 해운 시황 악화로 주력인 현대상선 매각까지 검토하는 등 경영난에 처해있다. 정몽준 이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또한 지난해 3조원 적자에 이어 올해도 조원 단위 영업 손실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고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식을 계기로 모인 범현대가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현대건설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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