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은 14일(한국시각) 대만 티엔무시립구장서 열린 ‘프리미어 12’ 멕시코와의 B조 예선리그 4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멕시코전 승리로 대표팀은 15일 미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김인식 감독은 당초 이번 프리미어 12에서 조별리그 B조 예선 3승 이상으로 8강 진출을 이루겠다는 1차 목표를 제시한바 있다. 그러나 출발은 불안했다. 투타에 걸쳐 메이저리거를 비롯해 최정예 선수들이 대거 빠진 한국의 전력을 가리켜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었다. 소집과 훈련 기간도 극히 짧았던 데다가 한국-일본-대만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은 오직 한국대표팀만 겪어야했던 부담이었다.
특히 한국은 개막전에서 일본에 영봉패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자칫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때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국은 대만으로 무대를 옮기며 서서히 뒷심을 발휘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잇달아 꺾고, 멕시코마저 접전 끝에 제압하며 첫 패 이후 3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일본전을 제외하고 가장 어려운 경기였던 멕시코전에서는 선발 이태양이 흔들리자 과감히 심창민-차우찬-정대현-이현승으로 이어지는 계투진들을 투입해 ‘지키는 야구’를 펼쳐보였다. 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투수운용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결국 한국은 남은 미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에 8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목표를 달성했다.
김인식 감독은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초반 일본에 콜드게임 패를 당하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결국 준우승까지 차지한 바있다. 누구보다 단기전에 강하고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인식 감독의 연륜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일단 일본이 주도하는 프리미어 12에서 자칫 들러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며 일단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 하지만 조별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은 내친김에 미국과의 최종전까지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이 4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한 상황에서 조 2위 자리를 놓고 한국과 미국이 경합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을 꺾으면 2위, 패하면 3위가 된다. 8강에서는 A조와 B조의 1-4위, 2-3위가 크로스 토너먼트로 대결을 펼친다. 준결승-결승까지 이어지는 토너먼트 대진을 감안하면 그래도 최대한 높은 조별리그 순위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김인식 감독은 미국전 선발투수로 김광현을 낙점했다. 대표팀 에이스로 평가받는 김광현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는 2.2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한국이 8강에 오른 이상 토너먼트에서 김광현이 다시 한 번 등판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그전에 부담이 적어진 미국전에서 김광현은 구위와 자신감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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