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엘롯’ 실낱 ‘기’만 남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0.01 11:33  수정 2015.10.01 11:39

롯데, 홈 KIA전 대패로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2007년 이후 '엘롯기' 동반 탈락 가시화..KIA 실낱 희망

LG-롯데-KIA의 동반 탈락이 가시화 되고 있다. ⓒ 연합뉴스 / KIA

‘엘롯기’의 동반 몰락이 현실화될 것인가.

LG에 이어 롯데가 5강 경쟁에서 탈락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에서 1-13 대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65승1무75패를 기록하며 5위 SK와의 승차가 3.5게임으로 벌어져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와일드카드를 가져갈 수 없게 됐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다.

롯데 팬들로서는 그야말로 '약 주고 병 주는' 9월이 됐다. 롯데는 8월까지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9월 시작과 함께 5연승을 질주했다. 때마침 경쟁팀들의 동반 부진이 겹쳐 롯데는 잠시 5위까지 차지하며 기적 같은 가을잔치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롯데의 희망고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9월 중순부터 6연패 수렁에 빠지며 흔들린 롯데는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의 참혹한 성적으로 다시 8위까지 추락했다.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오르내렸던 9월의 마지막날, 결말은 가을야구 탈락이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결정타를 날린 것은 5강 경쟁팀이자 '엘롯기' 일원이던 KIA. 지난달 27일 NC전 승리로 힘겹게 5강행 희망을 되살렸던 롯데로서는 29일부터 열린 사직 2연전에서 KIA를 반드시 잡아야했다.

그러나 믿었던 송승준-린드블럼의 선발진이 모두 무너지며 대량실점을 허용한 끝에 2경기 연속 힘없이 백기를 들었다. 롯데가 혹시나 하는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조각 났고, KIA는 롯데를 제물로 가을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리는 순간이었다.

이미 9위 LG가 지난달 29일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데 이어 하루 만에 롯데까지 낙마하면서 엘롯기의 동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제 마지막 남은 팀은 KIA뿐이다.

KIA는 현재 66승 73패로 7위를 기록 중이다. 5위 SK와는 2게임차다. 5강 경쟁팀 SK-한화(3경기)에 비해 잔여 일정이 2경기 더 남아있다는 게 변수지만 현재로서는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SK가 잔여 3경기를 모두 승리할 경우 KIA의 탈락은 확정된다.

남은 상대가 삼성, 두산 등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어 일정도 녹록치 않다. 3일까지 모든 일정이 끝나는 경쟁팀들에 비해 KIA는 5일 이후로 다시 LG-두산과 1경기씩 더 치러야한다. 에이스 양현종, 조쉬 스틴슨 등 주력 투수들의 등판 시점과 활약 여부가 KIA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엘롯기 3개팀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엘롯기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남은 KIA가 SK와 한화의 벽을 넘어 기적 같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빼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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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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