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착각 해프닝? 결국 혹사논란이 시발점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9.10 09:03  수정 2015.09.11 09:06

117개 던진 송창식, 3일 쉬고 선발 등판

전날 역전패로 평정심은 잃은 뒤 판단 착오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 착각 해프닝? 결국 혹사논란이 시발점

'야신' 김성근 감독은 선발 착각으로 LG전 대패를 초래했다. ⓒ 연합뉴스

'야신' 김성근 감독의 행보가 불안하다.

특유의 냉철한 판단력과 집요한 야구로 전반기 '마리한화' 돌풍을 이끌던 김성근 감독이 최근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한화는 잠실 2연전에서 LG에 완패했다. 8일 경기에서 12회 연장접전 끝에 7-8 끝내기 역전패를 당한데 이어 9일에는 마운드가 초반부터 무너지며 1-8 대패했다. 선발투수 송창식이 1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했고, 뒤를 이어 나온 문재현과 박성호도 줄줄이 난타당하며 2회까지 무려 8점을 내줬다.

문제는 송창식의 선발등판이었다.

송창식은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투구수가 무려 117개에 이르렀다. 그런데 불과 3일 휴식 만에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이 비록 마운드 보직파괴를 선언했다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혹사 논란으로 말이 많은 상황에서 이해하기 힘든 투수 운용이었다.

하지만 더 황당했던 것은 김성근 한화 감독의 해명이었다.

김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이 바뀐 것을 착각하고, 예전 로테이션에 따라 송창식을 선발로 예고해 버렸다는 말이었다. 김 감독은 숙소에 도착할 때쯤 되어서야 상황을 깨닫고 아차 싶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결국 애꿎은 송창식만 3일 휴식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며 패전의 멍에를 써야했다.

김 감독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 1주 단위로 구성되는 선발 로테이션은 경기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프로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서 유니폼을 챙겨오지 않았다거나, 여행을 가면서 여권을 들고 오지 않았다는 실수담이 종종 있다. 그러나 개인이 아닌 전체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에게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치명적 실수다.

더 큰 문제는 김 감독의 행동이 우발적인 실수라고 해도 사전에 주변에서 이를 방지할만한 어떤 과정도 없었느냐다. 지난 경기에서 117구를 던진 투수를 3일 휴식 만에 다시 기용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다. 김 감독의 투수운영이 뭔가 이상하다거나 혹시 착오가 있는 게 아닌지 최소한의 확인 또는 직언을 하는 인물이 팀 내 하나도 없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도 선발투수 로저스가 8회까지 120구 가까이 던진 상황에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가 역전패 빌미의 초래한 바 있다. 이미 투수진의 보직파괴와 총력전을 선언한 마당에 송창식의 3일 휴식 후 등판 역시 주변에서 김 감독의 변칙 중 하나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날 역전패로 평정심을 잃은 김 감독의 판단착오까지 겹쳐지며 이날의 대재앙으로 이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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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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