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불황 속 승승장구 비결은 "슈퍼맨이 좋아하는 스판덱스"

윤수경 기자

입력 2015.08.22 11:07  수정 2015.08.22 13:31

주가, 지난해 7만원대서 올해 최고 15만원대로 '껑충'

효성의 주가가 올해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급등했다. 사진은 최근 1년간 효성 주가 추이. 네이버 금융 화면캡처.

‘중국발 쇼크’가 전세계 증시를 강타한 가운데 효성은 최근 1년간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고,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나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스판덱스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효성의 주가는 지난 6월 25일 15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효성의 주가는 5~7만원대였으나, 올해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급등한 것이다. 지난 1년간 최저가였던 5만8500원(2014년 11월 4일 종가)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또한 효성은 올해 2분기에 2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효성은 매출액 3조2141억원, 영업이익 2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0.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효성의 몸값이 오르고 큰 폭의 이익개선이 가능했던 데는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판덱스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효성 직원이 스판덱스 제품 '크레오라'의 신축성을 시연하고 있다. ⓒ효성
효성은 1992년 세계에서 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2010년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현재 효성은 연산 19만t의 스판덱스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이다.

효성이 스판덱스 사업으로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1분기와 2분기에 연달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증설과 전략적인 세계 시장 공략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효성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섬유 부문 스판덱스 사업의 해외 증설 물량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2000년 구미 공장에서 스판덱스 생산을 시작한 이후로 중국 가흥, 광동, 주해 공장과 터키, 베트남, 브라질 공장 등을 준공하고 일부 공장은 증설하면서 꾸준히 생산 물량을 늘려왔다. 올해 하반기에도 베트남 지역의 스판덱스 1만5000t 증설이 예정돼 있다.

또한 최근 효성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 신흥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스판덱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효성은 최근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무슬림 웨어 시장에서 여성들이 사용하는 히잡을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해 마케팅 공략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2007년 인도네시아에 자카르타 지점을 개설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스판덱스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무슬림 웨어를 포함해 란제리, 스포츠웨어, 아웃도어웨어 등 경제 성장에 따른 중산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스판덱스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인도네시아에는 2억2000만명의 무슬림이 있고, 전세계 무슬림 웨어 산업의 메카라는 점 등에 주목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 효성의 주가와 실적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효성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섬유부문은 스판덱스의 수요 호조와 낮아진 원료가로 인해 영업이익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섬유부문의 높은 이익율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며, 2016년에는 스판덱스 수요가 큰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글로벌 점유율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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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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