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 SK '대참사' 철벽에 드리운 그림자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7.31 11:03  수정 2015.07.31 17:14

정우람-윤길현 무너지며 KIA에 스윕 당해..5위 한화와 승차 2.5게임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으로 김용희 감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 SK 와이번스

그야말로 ‘광주의 악몽’이었다.

갈 길 바쁜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최악의 3연전을 마치고 쓸쓸하게 홈 인천으로 돌아갔다.

SK는 지난 28~30일 광주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에서 내리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26일 목동 넥센전 부터 4연패.

더 충격적인 것은 정우람-윤길현 등 믿었던 최강 불펜진이 3연전 내내 무너졌다는 점이다. 경기 후반 리드를 잡고도 최대 강점인 지키는 야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니 SK로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28~29일 경기에서는 마무리 정우람이 이틀 연속 쓴맛을 봤다.

정우람은 28일 1차전에서 3-2 앞서던 9회말에만 4점을 내주며 3-6 패배를 자초했다. 정우람은 무사 1,3루에서 백용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유격수 김성현의 홈 악송구까지 더해지며 1루 주자를 다시 2루 득점권에 진루시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정우람은 대타 이홍구를 고의4구로 거르고 김원섭과 승부했지만 결국 우월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정우람의 수난기는 이튿날에도 계속됐다.

SK는 4-3 리드를 잡고 있던 9회말 전날의 수모를 씻기 위해 또 다시 정우람을 마무리로 등판시켰다. 그러나 정우람은 1사후 김다원과 이홍구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고, 다시 신종길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정우람은 황대인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마지막 타자인 브렛 필에게 2타점 끝내기 좌전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정우람이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3연전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윤길현이 무너졌다. 4-2로 앞서가던 7회말 2사 1,2루의 위기에서 윤길현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윤길현은 대타 백용환에게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통타당하며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백용환의 홈런이 담장을 넘기는 순간 SK 벤치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SK가 가장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두 명의 구원 카드가 3연전 내내 붕괴된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기세가 꺾인 SK는 결국 더 이상 추격의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4-5로 3일 연속 패배를 감수했다.

SK는 43승44패2무를 마크하며 6위를 유지했지만, 5위 한화와의 승차는 다시 2.5게임으로 벌어졌다. 더구나 3연전 스윕으로 이제는 7위 KIA에 불과 1게임차까지 쫓기게 됐다. SK가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진 것도 지난 1일 이후 무려 29일만이다.

당초 이번 주는 SK가 5위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한화가 선발진 붕괴의 악재 속에 강적 두산을 만났고, SK는 하위권인 KIA와 LG를 연달아 만나는 비교적 수월한 일정이었다. 지난주까지 한화에 시소게임을 펼치며 일시적으로 5위를 탈환한 적도 있었기에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화는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한 반면, SK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로 3연전을 망치며 이제 하위권 추락의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으나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SK에 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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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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