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2007시즌 신바람 일으킬까?

입력 2006.12.17 13:05  수정

파리목숨 LG 사령탑에 앉은 김재박 감독

스토브리그서 프런트와 ´절반의 조화´

2006년은 LG 트윈스에게 치욕의 한해가 됐다. 지난 1990년 창단 이래 처음 최하위로 추락했기 때문. 이순철 감독은 골수팬들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하는 등 팀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LG의 2006년은 한마디로 쑥대밭이었다.

하지만 LG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공격적인 행보를 거듭, 2007년을 부활의 해로 만들 작정이다. 스토브리그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LG. 그 중심에 김재박 감독이 있다.

▲ ´파리 목숨´ LG 사령탑, 김재박 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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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료 후 LG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코칭스탭 선임이었다. 1996년부터 99년까지 4년간 팀을 이끌었던 천보성 감독 이후 LG 사령탑 자리는 그야말로 파리 목숨이었다. 이광은 감독-김성근 감독-이광환 감독-이순철 감독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이 가운데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고도 해임된 김성근 감독을 놓고는 지금도 말이 무성하다. 김 감독은 LG 프런트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고 급기야 해임으로 이어졌다. 뒤를 이은 이순철 감독의 대실패로 LG는 코칭스탭 선임의 중요성을 재차 깨닫고 팀 재건을 위한 첫 작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4회에 빛나는 김재박 감독을 사령탑 최고대우(3년-15억5000만원)로 영입했다.

LG 프런트는 김재박 감독에게 지휘권을 일임했다. 선수보강이나 팀컬러를 전적으로 김 감독에게 맡긴 것. 이전의 LG 감독들이 프런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과 비교한다면 김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구상대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LG 사령탑치고는 매우 특별한 권한을 얻은 셈이다.

김 감독은 11년간 함께 한 정진호 수석코치를 비롯해 김용달 타격코치-양상문 투수코치-김용수 투수코치를 차례로 영입했다. 김용달 타격코치와 양상문 투수코치는 각각 투타 부문 최고수로 입증됐고, 김용수 투수코치의 친정복귀는 전력 외적으로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다.

과거 LG의 팀컬러는 ´신바람 야구´. 치고 달리며 신나고 호쾌하게 플레이하던 그 시절 LG 야구는 아직도 많은 팬들이 그리워하고 있다. 이는 LG 프런트 역시 마찬가지다. LG 프런트가 사령탑 교체를 놓고 벌인 실수들도 따지고 보면 그 때 그 당시 야구에 대한 집착과 미련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김재박 감독의 야구는 ´신바람 야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든든한 골수팬과 서울이라는 빅마켓을 갖고 있는 LG의 야구는 성적이 나면 웬만해서는 신바람이 나게 되어있다. LG 프런트가 김재박 감독을 믿고 나가는 것도 일단 그간 김 감독이 국내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에 대한 믿음이다. 김재박 감독과 LG 프런트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LG는 절반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 이병규 가고 박명환 오고

LG는 FA로 풀린 이병규의 잔류를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이병규는 결국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자매구단´ 주니치에게 빼앗겨 그 여파는 실로 크다. 이병규가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LG는 보상선수나 보상금조차 얻지 못했다. 현대에서 수많은 스타선수들을 타팀에 빼앗겼던 김재박 감독으로서는 LG에 오자마자, 또 간판스타 이병규가 떠나가는 걸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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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 프런트는 곧바로 또 다른 ´FA 최대어´ 박명환에게 추파를 보냈다. 박명환은 당초 계획했던 일본진출이 무산되면서 두산 잔류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던 상황. 김재박 감독은 박명환 영입을 프런트에게 부탁했고, LG 프런트는 이병규 때와 달리 기민한 움직임으로 박명환을 역대 FA 투수 최고대우(4년-최대 40억)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이병규 실패를 박명환 영입으로 만회하는 순간이었다. 박명환 영입의 성공은 전력보강 자체도 중요하지만, 김재박 감독과 프런트간의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LG는 이어 삼성과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투수 팀 하리칼라를 영입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하리칼라는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되어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또 시즌 종료와 동시에 방출을 예고한 마해영도 김재박 감독의 요청에 따라 팀에 잔류하게 됐다.

이병규마저 일본으로 떠나간 마당에 팀 타선의 중량감 약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베테랑 거포 마해영은 김재박에게 필수적인 존재였다. LG 프런트 역시 세대교체와 팀 체질개선을 이유로 내보낼 것이라던 마해영의 방출 예고를 철회하며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스토브리그를 통해 김 감독과 LG 프런트는 ´절반의 조화´를 보였다.

▲ 2007년, 창립 60주년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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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LG의 전력보강은 끝나지 않았다. 국내 복귀를 선언한 최향남에게 입질하고 있고, 외국인선수도 타자 쪽으로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봉중근과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이동현, 올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심수창-정재복-우규민 등도 있다.

겨우 연봉 1000만원이 올랐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인상폭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을 박용택은 이제 실질적인 LG 타선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게다가 박명환-하리칼라에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는 마해영까지. 최하위로 마친 올해보다는 분명 내년의 성적이 좋아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당장 내년에 LG가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 몇몇을 보강했다고 해서 전년도 최하위 팀이 당장 우승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프로야구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LG는 올해 최하위다. 최하위 팀이 이듬해 곧장 우승한 전례는 1984년 롯데밖에 없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도 5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프로야구 25년사 통틀어 전년도 최하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확률은 24%에 불과하다.

LG는 스토브리그의 공격적인 투자로 잘하든 못하든 내년 시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 짐은 고스란히 김재박 감독의 몫이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내년이 모기업 LG 그룹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 프런트 입장에서는 조바심 나는 상황이지만 김재박 감독으로서는 이제 막 리빌딩의 시작이다. 명가 재건의 원년이 되어야 할 2007년이지만 자칫 과도한 욕심으로 코칭스탭-프런트간의 마찰로 일을 그르칠 우려가 있다.

LG의 2007년은 부활의 해가 되는 것보다는, 부활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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