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3개의 도움을 올린 아르헨티나가 파라과이를 대파하고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1일(한국시각) 칠레 콘셉시온에서 열린 ‘2015 칠레 코파 아메리카’ 파라과이와의 준결승에서 골폭풍을 몰아치며 6-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7년 베네수엘라 대회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1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당시 브라질에 0-3 패했던 아르헨티나는 1993년 대회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메시였다. 메시는 비록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가 퍼부은 골 대부분에 관여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선제골도 메시의 발끝에서 나왔다. 메시는 전반 15분 프리킥 찬스서 볼을 문전으로 감아올렸고, 이를 쇄도해 들어간 마르코스 로호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메시는 전반 27분에도 파스토레에게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연결, 추가골을 도왔다.
메시의 존재감은 후반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앙헬 디 마리아의 네 번째 골이 터지기 직전, 사실상 노마크 찬스를 제공했고, 종료 직전 폭풍 드리블에 이은 패스로 곤살로 이과인의 득점까지 도우며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동안 유독 A매치 메인이벤트와 인연이 없었던 메시에게 이번 대회 결승은 사실상 대관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5년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메시는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 101경기에 출전해 46골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소속팀 바르셀로나에 비해 국가대표팀에서의 모습이 부진하다는 평가 절하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유는 단 하나, 메인이벤트 우승이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서 나선 메시는 2006년 대회에서는 주전 멤버가 아니었고, 2010 남아공대회에서는 조직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독일과의 8강전서 0-4 대패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은 천추의 한이 된 대회였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승승장구했지만 핵심 미드필더인 앙헬 디마리아의 결장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다시 한 번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따라서 메시는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하고도 끝내 미소를 짓지 못했다.
남미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우승의 연은 닿지 않았다. 특히 직전 대회였던 2011년 대회가 아쉬웠다. 자국에서 열린 까닭에 아르헨티나의 우승 가능성이 높았지만, 메시의 대회 무득점 침묵과 우루과이와의 8강전 승부차기서 카를로스 테베스의 결정적 실축으로 탈락의 고배를 들고 말았다.
메시는 명실상부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역대 축구 전설들과 비교해도 그보다 위에 놓을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 정도뿐이다.
이들에 비해 메시가 모자란 점은 단 하나. 바로 국가대표에서의 우승 경험이다. 펠레는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마라도나 역시 1986년 대회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펠레와 마라도나 모두 코파 아메리카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사실 코파 아메리카는 월드컵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지만 엄연한 메인이벤트로 분류된다. 대륙 최강자로 올라서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진출할 수 있는 덤까지 얻는다. 아르헨티나의 우승이 메시의 대관식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상대는 이번 대회서 막강한 공격력을 내뿜고 있는 개최국 칠레다. 칠레 역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찬스라 자국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고 결승전을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메시의 발끝에서 기적이 연출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