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머서의 불 붙은 방망이…강정호 입지는?

데일리안 스포츠 = 홍진표 객원기자

입력 2015.06.29 01:49  수정 2015.06.29 08:40

지난달 1할대 전전했던 머서 6월 가파른 상승세

강정호 약점 노출로 하향 곡선..극명 대비로 찝찝

주전 유격수 머서의 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선발에서 제외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는 강정호에게 분명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 게티이미지

강정호(28·피츠버그)가 또 벤치에서 시작했다.

강정호는 28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서 열린 ‘2015 MLB’ 애틀랜타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1회말 맥커친이 몸에 맞는 볼로 빠지면서 갑작스레 대주자로 출장 기회를 잡았다.

팀은 8-4 승리했지만 강정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시즌 타율은 0.268로 떨어졌다. 한 차례 불안했던 3루 수비도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강정호의 주 포지션 유격수 경쟁자인 조디 머서(29)는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머서는 1회와 7회 각각 적시타를 터뜨리며 피츠버그 승리를 주도했다.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 머서는 시즌 타율을 0.23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달 20일까지만 하더라도 강정호의 타율이 0.320, 머서의 타율이 0.174로 거의 두 배 차이였지만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다.

강정호와 머서의 시즌 출발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유격수와 3루수 포지션 백업 역할을 소화하던 강정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려냈다.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허들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머서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인해 지난 2일까지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한 강정호는 6월 타율 0.232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0.268까지 떨어졌다. 반면 4월과 5월 1할대 타율에 그친 머서는 6월 타율 0.289를 기록, 어느덧 시즌 타율을 0.230까지 끌어올렸다.

머서의 최근 눈부신 상승세로 인해 강정호의 부진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강정호가 최근 7경기에서 20타수 3안타 2득점에 그치고 있는 반면, 머서는 최근 4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4타점을 올렸다. 하필 강정호의 부진과 맞물려 머서가 타격 페이스를 한창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허들 감독은 머서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을 때에도, 그의 뛰어난 수비력을 칭찬하며 거듭 기회를 제공했다. 그 정도로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머서의 수비는 매우 뛰어나다.

특히, 머서는 수비에서 강정호보다 120이닝 이상 더 소화했음에도 불과 4개의 실책만 범했다. 실책 7개를 저지른 강정호에 비해 수비에서는 계속해서 앞서있는 머서다. 타격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 체제를 유지하던 강정호로서는 머서의 최근 타격 상승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주전 3루수 해리슨이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르테나 폴랑코 등 외야수들이 부진하거나 휴식이 필요할 경우 해리슨이 외야로 포지션을 이동하기 때문에 강정호에게는 3루에서의 기회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찾아오고 있다. 실제로 강정호는 이번 시즌 3루수로 34경기, 유격수로 22경기 나섰다.

강정호가 유격수보다는 3루수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주전 유격수 머서의 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선발에서 제외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는 강정호에게 분명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수비로는 머서와 겨룰 수가 없기에 주춤하고 있는 타격의 반등이 절실한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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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기자 (ywam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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