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고용 둔화 등으로 또 0.25%p↓…12월 인하는 불투명
한은, 부동산 불안·경기 회복에 ‘동반 인하’ 쉽지 않아
한미 금리차 1.5%p로 축소…금융 안정 요인 일부 해소
변수는 서울 집값…“내년 인하 가능성 우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3.75~4.00%로 조정했다.ⓒ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이어 내렸지만,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줄었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의 과열 조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3.75~4.00%로 조정했다.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인하다.
연준은 “경제 활동은 완만한 확장세를 유지 중이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설명하며, 12월1일 양적긴축(QT) 종료 계획도 내놨다.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매파적(통화긴축적) 인하’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연속 인하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75%p에서 1.50%p로 줄었다. 지난 5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2.00%p에서 상당 부분 좁혀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자본 유출 우려가 완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전날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도 환율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29일 새벽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7원 낮은 1421.00원까지 하락했다.
환율이 1420원대까지 내려오며 금융안정 요인이 일부 해소됐지만, 한은이 부동산 시장 자극을 우려해 인하를 주저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112)보다 10p 상승했다. 이는 4년 만의 최고치로, 향후 1년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집계 결과에서도 10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5.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최고치(104.6)를 뛰어넘은 수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안정 기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내며 유동성을 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경기 지표는 한은의 부양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2%로, 당초 예상치(1.1%)를 소폭 상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여력은 커졌으나, 부동산 시장 과열과 경기 회복 조짐이 맞물리며 한은의 연내 인하 명분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서울 집값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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