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25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우루과이를 1-0으로 꺾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작렬하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인 칠레는 역대 코파 최다 우승국(15회) 우루과이마저 침몰시키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16강에 오르며 저력을 증명했던 칠레는 자타공인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팀으로 꼽힌다. 1916년부터 시작된 코파 아메리카에서 칠레는 준우승만 2회 차지했을 뿐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이번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칠레는 호성적과 별개로 이번 대회 내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칠레의 간판스타이자 중원의 핵심인 아르투로 비달은 조별리그 기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발각돼 국민적 비난에 휩싸였다. 비달은 음주운전 당시 만취 상태에서 아내와 동승한 것은 물론, 이를 적발한 경찰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비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비달은 결국 기자회견을 통해 칠레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팀 전력의 핵심인 비달을 포기할 수 없었던 칠레 대표팀은 음주운전 파문에도 불구하고 남은 경기에서 비달을 정상적으로 출전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면죄부'를 줬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4강에 진출했음에도 모국인 칠레에서조차 대표팀 성적과 상관없이 비달을 대표팀에서 하차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칠레는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는 언급하기도 민망한 'X침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국가대표 구자철-박주호의 마인츠 팀 동료이기도 한 수비수 곤잘로 하라가 우루과이 에딘손 카바니에게 도발해 퇴장을 유도하는 장면이 나왔다.
하라는 이미 경고가 한 장 있었던 카바니의 곁으로 접근해 손가락을 엉덩이 사이에 집어넣는 엽기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카바니가 이를 뿌리치자 얼굴에 맞은 듯 고통스러워하며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할리우드 액션까지 저질렀다.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하라가 카바니에게 가격당한 것이 아니라 심판의 눈치를 슬쩍 살피고 한 박자 늦게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장면까지 잡혔다.
심판은 카바니에게 지체 없이 퇴장을 선언했고 우루과이는 수적 열세를 이기지못하고 0-1로 패했다. 축구팬들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카바니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페어플레이를 벗어난 하라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 칠레는 이번 대회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조명 받을 가치가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볼썽사나운 비매너 플레이는 4강의 가치조차 빛바래게 만든다. 축구가 항상 신사적인 스포츠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기기만 하면 무슨 짓을 해도 용납된다'는 발상은 스포츠맨십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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