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류승범과 첫 액션신에 도전한 고준희가 나선 '나의 절친 악당들'이 관객들을 찾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드라마 ‘미생’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냈다면,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은 직장에서의 갑과 을의 관계, 더 넓게는 권력자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그려냈다.
‘돈의 맛’(2012), ‘하녀’(2010)를 연출했던 임상수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유쾌하고 가벼운 영화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하녀’를 통해 칸의 여왕 전도연을 남긴 임 감독이 선택한 배우는 류승범과 고준희였다.
좁은 고시원 방에서 대학 졸업 후 겨우 취업했지만 갚아야 할 빚만 수 천만 원인 인턴사원 지누(류승범). 그런 지누에게 첫 번째 임무가 내려진다. 돈 가방 배달 차량을 뒤쫓아 보고하라는 것. 하지만 지누가 쫓던 차량이 대형 트럭과 사고가 난다.
사고수습을 위해 달려온 렉카차 운전자 나미(고준희)가 그 차량을 끌고 간다. 폐차장에서 만난 지누와 나미. 그리고 두 사람보다 돈 가방을 먼저 손에 넣은 폐차장 직원 야코보(샘 오취리). 이들 셋은 사이좋게 돈 가방 하나씩을 나눠 갖기로 한다.
그러나 이때부터 세 사람은 돈 가방을 되찾으려는 일당의 표적이 되고 가혹한 폭력과 모욕을 당하게 되면서 스스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쯤이면 ‘왜 돈 가방을 발견한 세 사람은 사이좋게 나눠가졌을까?’라는 의구심이 들법하다. 이에 임 감독은 “청춘들의 순수함을 그려내고 싶었다”며 "젊은 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류승범과 첫 액션신에 도전한 고준희가 나선 '나의 절친 악당들'이 관객들을 찾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베를린’(2013)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류승범은 지누 역을 통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했다. 류승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자유분방함을 연기에 그대로 녹아냈다. ‘연기를 하고 있는 게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회사원 생활을 해본 적 없다는 류승범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이런 친구가 있다면 친구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애정을 드러냈다. 그래서일까. 류승범이 그려낸 인턴 지누는 류승범화 돼 특유의 유쾌함과 반항적인 이미지를 모두 담아냈다.
임 감독의 안목은 역시 탁월했다. 폐차 견인일을 하는 나미는 ‘삑삑’ 소리가 나는 렉카차를 거칠게 운전하며 터프함을 뽐낸다. 등장부터 매끈한 뒷태를 드러낸 고준희는 그동안 보여 왔던 도회적이고 세려된 이미지는 물론 여전사 같은 포스와 섹시미까지 선보이며 스크린을 장악한다. 특히 고준희는 망사스타킹을 신고 긴 팔과 다리를 휘두르며 여배우로서 힘든 맨몸 액션을 선보이며 시원한 액션신을 펼친다.
샘 오취리의 연기도 제법이다. ‘비정상회담’, ‘진짜사나이2’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샘 오취리는 지누, 나미와 돈 가방을 나눠 가지며 일당의 표적이 되는 야코보 역을 맡았다.
영화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션물이다. 임 감독의 영화답게 권력자에 대한 따끔한 일침과 통쾌한 복수도 잊지 않았다.
에필로그 역시 이색적이다. 장기하와 얼굴들과 배우들은 ‘뭘 그렇게 놀래’를 부르며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떠오르게 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