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의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 무대가 실력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아이돌의 라이브 실력이 케이팝(K-POP) 팬들의 관심사로 재부상하고 있다. 이에 아이돌 멤버들은 핸드 마이크 무대를 선보이며 논란을 정면돌파하거나, 곡 난이도를 낮춰 부담을 줄이는 방식 등을 택하고 있다.
ⓒ 유튜브 '엠넷 케이팝' 채널
2일 유튜브 엠넷 케이팝 채널에 올라온, 11월 29일 열린 '2025 마마 어워즈' 지드래곤 무대는 약 266만회를 기록 중이다. 지드래곤은 '드라마'(DRAMA),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무제'(無題) 등 15분 분량의 무대를 라이브로 꾸몄지만 충격적이라는 혹평과 함께 실력 논쟁이 번졌다. 이후 지드래곤이 마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자신의 무대 영상에 엄지를 아래로 내린 이모티콘 댓글을 달며 목 상태가 안좋아 보여 안타깝다는 옹호 의견도 이어져 평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 입장 모두 라이브를 잘했다는 의견을 보내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워 여러모로 아쉬운 무대임을 짐작케 한다.
아이돌들의 라이브 실력에 대한 관심은 항상 컸지만 그룹 무대에서는 퍼포먼스에 집중하고, 보컬 멤버의 솔로곡이나 커버 무대 등을 통해 노래 실력을 증명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르세라핌이 미니 3집 타이틀곡 '이지'(EASY)로 엠넷 '엠카운트다운', KBS '뮤직뱅크' 등에서 1위 수상 후 앙코르 무대에서 불안한 라이브로 큰 비판을 받고 나서 음악방송 앙코르 무대를 찾아보며 아이돌들의 라이브 실력을 주시하는 경향이 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하이브 신인으로 주목받은 아일릿 역시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으로 SBS M '더쇼'에서 1위에 오른 뒤 선보인 앙코르 라이브 무대에서 불안한 실력을 보이며 "하이브 걸그룹은 라이브가 약하다"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반면 같은 시기 에스파는 정규 1집 선공개 곡 '슈퍼노바'(Supernova)로 잇따라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는데, 선보이는 앙코르 무대마다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봬 호평을 얻었다. 에스파는 강한 퍼포먼스뿐 아니라 라이브 실력까지 겸비한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이미지에 탄력을 받아 곡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유튜브 'KBSKpop' 채널
라이브에 대한 잣대가 날카로워지며 1위 앙코르 무대에 서지 못한 팀에게는 '라이브가 무서워 도망간 것 아니냐'는 비난도 향했다. 올해 2월 데뷔한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는 데뷔곡 '더 체이스'(The Chase)와 미니 1집 타이틀곡 '포커스'(FOCUS)로 1위를 했으나 두 번 모두 이후 스케줄과 겹쳐 앙코르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라이브를 회피한다는 반응이 나오자 하츠투하츠는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포커스' 무대에서 3주 연속 멤버 전원이 핸드마이크로 라이브를 소화했고,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었다.
보이넥스트도어는 데뷔부터 핸드마이크를 그룹의 아이덴티티로 내세웠다. 자신들의 활동 곡은 물론, 커버 무대까지 멤버 모두 핸드마이크를 고수하며 '실력파' 이미지를 구축했다. 8월 데뷔한 '방탄소년단 후배' 코르티스 역시 힙합 안무와 함께 핸마이크를 내세워 데뷔곡 '고!'(GO!), '패션'(FaSHioN) 등을 라이브로 선보였다.
라이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곡의 난이도 자체를 조절하기도 한다. 르세라핌은 '이지'로 라이브 논란을 겪은 후 컴백곡으로 '크레이지'(CRAZY)를 내놨다. 가사 절반이 이 '올 더 걸스 아 걸링 걸링'(All the girls are girling girling), '따따따', '크레이지' 등 반복적인 단어로 채워져 있어 컴백 텀이 짧아 보컬 연습을 할 시간이 적었음에도 멤버들이 수월하게 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최근 활동한 싱글 1집 타이틀곡 '스파게티'(Spaghetti)도 가사의 대부분이 '이트 잇 업'(Eat it up)을 반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화가 가능했다.
아일릿이 올해 6월 발매한 미니 3집의 타이틀 곡 '빌려온 고양이'(Do the Dance) 역시 후렴 상당 부분을 '뚜뚜뚜', '따따따', '꿍실냐옹' 등 짧은 의성어와 의태어로 채웠다.
ⓒ아일릿 공식 유튜브 채널
다만 '빌려온 고양이'의 쉬운 가사에 대해 "이걸 누가 못부르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 부분을 피드백해 후속 활동곡인 '젤리어스'(jellyous)를 준비하는 콘텐츠를 통해 그들이 라이브를 어떻게 연습하는지 공개했다. "'젤리어스'라는 곡의 춤이 힘들다 보니까 런닝머신에서 연습해보면 어떨까 했다"는 원희의 소개로 시작되는 영상은 멤버들이 라이브 실력을 키우기 위해 런닝머신을 타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담았다. 모카는 "런닝머신을 뛰면서 연습을 하니 체력이 느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노래 실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아이돌들은 그들의 라이브 전략을 다양한 방향으로 다시 짜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곡 난이도를 낮추는 방식이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룹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건 기본기와 무대 경험에서 나오는 라이브 실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퍼포먼스에만 집중하며 보컬이 부족한 멤버들은 립싱크하던 때에서 나아가 아이돌들이 실력을 높이려 노력하는 분위기로 변화하는 현재의 방향은 분명 리스너들에게 좋은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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