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가 맹활약한 클리블랜드가 골든스테이트를 꺾고 NBA 파이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클리블랜드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4-15 NBA 파이널’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5-93으로 승리했다.
2차전을 앞두고 분위기는 클리블랜드에 대단히 비관적이었다. 1차전을 내준 클리블랜드는 주전 가드 카일리 어빙마저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며 남은 파이널 출전이 어려워졌다. 이미 플레이오프 초반 파워포워드 케빈 러브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데 이어 제임스를 제외한 '빅3'의 양대 축이 무너진 상황. 많은 이들은 골든스테이트의 일방적 흐름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가 건재한 클리블랜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차전에서 이미 44점을 기록했던 제임스는 2차전에서도 작심한 듯 골든스테이트를 맹폭했다.
개인 득점만 주력한 것이 아니라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제임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제임스는 이날 연장까지 무려 50분을 소화하며 39득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의 전천후 활약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어빙과 러브의 공백을 한꺼번에 메우고도 남는 활약이었다.
제임스는 파이널 무대에서만 개인 통산 5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이 부문 통산 1위는 매직 존슨(8회)이며 현역 선수 중에서는 단연 제임스가 최다 기록이다.
게다가 소속팀 클리블랜드에도 팀 역사상 첫 파이널 승리를 안겼다.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의 NBA 4년차이던 2006-07시즌 첫 파이널에 진출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0-4로 완패하며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제임스는 올해 정규시즌 MVP이자 골든스테이트의 주포 스테판 커리와의 에이스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1차전에서 26점을 넣었으나 다소 기복심한 모습을 보였던 커리는 2차전에서는 야투 23개를 시도해 단 5개만을 성공시키는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19득점에 그쳤다. 마지막 결정적인 패스 실책을 비롯하여 턴오버도 6개나 저질렀다. 어빙의 대타 역할을 수행한 클리블랜드 매튜 델라베도바의 투지 넘치는 수비에 고전했다.
제임스는 올해로 개인 통산 6번째 파이널 도전이자 최근 5년 연속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파이널 준우승(3회) 경력이 우승(2회) 횟수보다 많다. 마이애미 히트 시절 이후로는 두 번의 우승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보다 우승할 수 있는 동료와 팀 덕분이었다는 평가절하 부분도 있다.
어빙과 러브가 이탈한 클리블랜드의 현 상황은 제임스의 프로 데뷔 초창기 시절을 연상시킨다. 당시 클리블랜드는 원맨팀 소리를 들으며 제임스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모든 것을 다해야하는 상황이 많았다. 바꿔 말하면 제임스가 그만큼 우승청부사로서의 진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로 마이애미 시절에도 제임스는 당시 빅3로 꼽혔던 팀 동료 드웨인 웨이드와 크리스 보쉬가 부진했을 때는 우승하지 못했다.
문제는 제임스의 체력이 언제까지 받쳐주느냐의 여부다. 제임스가 1, 2차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동료들의 도움 없이 시리즈 내내 매 경기 이런 모습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제임스는 2차전에서도 경기 후반 체력이 부적 떨어지면서 슛 성공률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티모페이 모즈코프와 트리스탄 톰슨 등 리바운드와 수비 등에서 제임스의 과부하를 덜어주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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