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진화’ 양현종…용두사미 오명 떨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6.06 08:04  수정 2015.06.08 15:03

올 시즌 평균자책점 압도적 1위 등 승승장구

지난 2년간 전반기에만 반짝, 후반기 급추락

양현종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양현종(27·KIA 타이거즈)이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흡사 LA 다저스의 슈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연상케 할 만큼 안정적이다.

양현종은 지난 4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9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시즌 6승 달성과 함께 2010년 6월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5년여 만에 맛본 완봉승이다. 2위권과 제법 격차를 보였던 평균자책점은 1.48까지 내려갔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라는 모습이 딱 들어맞는 최근의 양현종이다. 이대로라면 생애 첫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세부적인 기록을 뜯어보면 더욱 대단하다. 현재 양현종은 평균자책(1.48 ERA) 부문에서만 1위를 달리고 있는데 2위인 롯데 린드블럼(3.09)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다. 여기에 6승으로 다승 공동 5위(1위 피가로 8승), 69개의 탈삼진도 공동 5위(1위 밴헤켄 81개), 이닝 소화(79이닝)에서도 1위인 린드블럼(81.2이닝)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속단해서는 곤란하다. 144경기로 재편된 페넌트레이스는 아직 시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무더위라는 또 하나의 적이 늘어 시즌이 거듭될수록 체력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의 양현종은 시즌 초반 독보적인 페이스로 치고 나가다 후반기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용두사미의 전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종은 지난 2013년 전반기에만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독주 체제를 갖춰나갔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체력적 어려움에 빠졌고 급기야 부상이 반복되며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그해 최종 성적은 9승 3패 평균자책점 3.10이었고 규정이닝 돌파에도 실패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전반기에만 10승(5패)을 달성했던 그는 타고투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평균자책점 3.56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6승 3패 평균자책점 5.62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고질적 약점인 볼넷 남발과 약한 체력에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 2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즌 초반부터 체력 관리에 힘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스프링캠프서 실전 경기에 나서지 않은 점도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리게 된 원동력이 됐다.

양현종은 시즌 초반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0km대 초중반에서 머물렀다. 급기야 평균 구속은 130km대 후반에 그칠 정도였다. 볼넷 허용도 여전했다. 양현종은 3~4월 6경기에 나와 39이닝을 던지면서 21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었다. 바로 득점권 위기 상황에서의 투구 패턴이었다. 이로 인해 그의 평균자책점은 경기 내용보다 훨씬 좋은 2점대 초반을 유지했다.

5월 들어 페이스를 올린 양현종은 비로소 완성형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우선 볼넷의 숫자가 확 줄어들었고, 어지간해서는 안타를 맞지 않고 있다. 놀랍게도 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086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사실 양현종은 지난 겨우내 좌절을 맛본 바 있다. 호기롭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지만 구단 측에 전달된 포스팅 액수는 발표마저 되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낮은 금액이었다. 크게 실망할 법 했지만 KIA 구단은 그의 연봉을 종전 1억 2000만원에서 233.3% 인상된 4억원으로 책정했다. 팀 역대 최고 인상액이자 투수 부문 최고 인상률이었다.

올 시즌 양현종은 윤석민이 돌아왔음에도 에이스 중책을 떠안아 흔들림 없이 진일보 중이다. 그가 슈퍼 에이스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본격적인 무더위와 마주해야 할 후반기를 무사히 통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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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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