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경기’ 강정호, 일본 특급 타자들과 비교하니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5.11 17:32  수정 2015.05.12 10:56

강정호 20경기째 출장, 타율 0.333으로 맹타

OPS에서 '전설' 이치로보다 오히려 높아

데뷔 초반 20경기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강정호. ⓒ 게티이미지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경기를 치른 강정호(28·피츠버그)가 연착륙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강정호는 11일(한국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서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의 맹활약을 펼쳤다.

2경기 연속이자 시즌 6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한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종전 0.318에서 0.333(48타수 16안타)로 올랐다. 또한 홈런과 타점 역시 각각 2개와 9개로 늘렸다.

강정호는 0-0이던 1회 1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타일러 라이언스의 150km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강정호의 매서운 타격감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3회에도 날카로운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5회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3-3으로 맞선 7회 다시 한 번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구원 투수 미치 해리스의 공을 끌어 당겨 좌익수 앞 안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강정호의 적시타는 결승득점으로 이어졌고 피츠버그는 4-3 승리를 지켜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비관적인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회가 주어질수록 더욱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선발로 나섰을 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는 선발로 나선 11경기서 타율 0.405(37타수 15안타)를 올려 KBO리그에서 검증된 방망이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대타로 나왔을 때는 타율 0.111(9타수 1안타)로 부진한 편이라 그의 기용법에 대해 재고가 필요한 상태다.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특급 타자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강정호다.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정호 및 일본 출신 타자들의 데뷔 첫해 20경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는 2001년 시애틀에서 데뷔했고, 첫해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휩쓸며 메이저리그를 강타했다. 이치로의 초반 20경기 성적은 타율 0.352 2홈런 7타점으로 강정호보다 조금 나은 모습이다. 하지만 OPS 부문에서는 오히려 강정호(0.898)가 이치로(0.846)를 상회한다. 물론 당시의 이치로는 리드오프로 강정호와의 역할이 전혀 달랐다.

강정호는 일본의 대표적인 거포였던 마쓰이 히데키(41·은퇴)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마쓰이는 2003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 초반 20경기서 타율 0.275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마쓰이는 양키스의 강타선을 등에 업고 많은 타점을 쌓았지만 OPS(0.769)에서 강정호보다 약 1할 3푼 가량 낮았다.

내야수로서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마쓰이 가즈오(40·현 라쿠텐)는 오히려 강정호에 못 미친 모습이다. 마쓰이 가즈오는 2004년 뉴욕 메츠서 20경기 전부 선발로 출전해 타율 0.263 1홈런 7타점으로 일본 시절의 정교한 타격을 살려내지 못했다.

물론 시즌 초반의 기록이라 단순한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 역대 일본인 야수 중 최고액(4년간 4800만 달러)을 받았던 후쿠도메 코스케(38·현 한신)는 초반 20경기서 타율 0.351 1홈런 9타점으로 ‘이치로급’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후쿠도메는 5시즌동안 3개팀에서 타율 0.258 42홈런 195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친 뒤 일본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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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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