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자존심 '페럼타워', 삼성생명에 매각

박영국 기자

입력 2015.04.24 12:43  수정 2015.04.24 16:16

24일 삼성생명과 4200억원에 본계약 체결

동국제강 본사 사옥이 위치한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계획안으로 ‘회사의 자존심’인 페럼타워를 매각한다.

동국제강은 24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420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하반기 돌아오는 회사채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페럼타워 매각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동국제강의 절박함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5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뒤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이 과정에서 자산 매각 없이 유동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알짜 자산인 페럼타워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검토돼 왔으나, 동국제강은 회사의 상징과도 같은 페럼타워 매각만은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이 1400억원을 들여 2010년 완공한 연면적 5만5694㎡에 지상 28층, 지하 6층 규모의 건물로, 건물 자체의 역사는 짧지만 과거 34년 동안 본사로 사용한 서울 수하동 사옥 부지에 지어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지난 1월 12일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 당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아이템 중 하나로 페럼타워 매각을 검토한 적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안 팔아도 될 것 같고, 팔지 않도록 노력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결산실적이 산출되고 시장 상황이 어두워지며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203억원의 영업손실과 29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선경기와 건설경기 불황에 따라 후판 및 건설철강재 시장 역시 영향을 받으며 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한국기업평가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등급 내렸다.

동국제강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지난 1월 단행한 우량 계열사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시너지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개별기준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의 차입금 총 합산 금액은 4조6000억원, 순차입금은 3조9000억원 가량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동국제강에 페럼타워 매각 추진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회사측은 이날 오후 6시 이전까지 답변공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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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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