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벤츠와 토요타, 렉서스 딜러사에 이어 페라리와 마세라티 수입사를 계열사에 포함시키며 수입차 사업을 확대한다.
18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효성은 동아원의 고급 수입차 판매사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 지분 100%(140만주)를 약 200억원에 사기로 하고 이날 오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동아원은 전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FMK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효성 관계자는 “오늘 오후 주관사인 딜로이트를 통해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벤츠와 토요타, 렉서스 등 기존 수입차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추진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현재 더클래스효성(벤츠), 효성토요타(토요타),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 등 3개 수입차 딜러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혼다코리아 등 수입차 한국법인으로부터 물량을 공급받는 딜러사 개념으로, 이들 브랜드 산하의 다른 딜러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반면, FMK는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직접 들여와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수입·판매사로, 수입사와 딜러의 역할을 함께 하는 개념이다.
2007년 설립된 FMK는 판매가 많지 않은 초고가 브랜드의 특성상 수익성을 보장받는 ‘알짜 기업’은 아니다.
2013년 말 현재 FMK의 자산총액은 236억원이며 그중 부채가 18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32.8%이다. 2013년 흑자를 내기도 했으나 사업 초기 적지 누적으로 결손금이 발생해 일부 자본잠식 상태다. 동아원 분기보고서 상 장부가액은 46억원 규모다.
다만, 최근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고급 브랜드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판매함으로써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효성이 보유한 기존 딜러사들의 경영 노하우와 인력, 인프라를 활용하면 단기간 내에 흑자 구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편, 동아원의 FMK 매각은 악화된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밝힌 1000억원대 자산 매각 계획의 일환이다.
제분·배합사료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 지원 부담과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지난해 175억원의 영업손실과 776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부채비율은 800%가 넘는다.
이 때문에 효성그룹의 FMK 인수는 ‘사돈가 돕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은 이희상 동아원 회장의 사위로, 이 회장의 3녀 미경 씨와 부부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FMK 인수에는 사돈가 돕기와 같은 사적인 배경은 없다”며,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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