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쿡방’ 열기, 지나친 PPL 눈살

김유연 기자

입력 2015.03.25 09:59  수정 2015.03.25 10:14

요리하는 남자 스타 등장…신선 넘어 우려

지나친 요리 프로 인기 속 광고 급급 지적

’쿡방‘이 대세로 떠오르자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오늘 뭐 먹지' 등 남자 스타들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JTBC/CJ E&M

‘먹방’의 시대가 가고 ‘쿡방’의 시대가 왔다. ‘쿡방’은 ‘먹방’(먹는 방송)에 빗대어 요리하는 모습이 나오는 방송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쿡방‘이 대세로 떠오르자 요리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방송들의 특징은 옛 요리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남자 연예인들이 나와 입담과 서툰 요리 솜씨를 버무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만 해도 요리 관련 전문 채널 ‘올리브’를 제외하고도 10여편(KBS1 한국인의 밥상, KBS2 해피투게더-야간매점, EBS 최고의 요리비결, MBC 찾아라 맛있는 TV, tvN 수요미식회, GTV 여왕의 레시피 등)에 달한다.

‘남자는 부엌에 얼씬도 말라‘라는 어르신들의 말이 무색하게 됐다. 무뚝뚝할 것 같은 남자들은 두툼한 손으로 뚝딱뚝딱 채소를 썰고 척척 요리를 해낸다.

’쿡방‘이 대세로 떠오르자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오늘 뭐 먹지' 등 남자 스타들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JTBC/CJ E&M

JTBC ‘냉장고를 부탁해’(월, 오후 9시 40분)는 매회 4%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 요리대결과 토크의 적절한 조화가 ‘예능의 묘미’를 살린 프로그램이다. 최현석 샘킴 정창욱 미카엘 등의 셰프들과 홍석천 김풍이 가세해 연예인들의 냉장고 속 재료들로 15분 동안 요리 대결을 펼친다.

이 프로그램은 정적인 요리 프로그램에 1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의 ‘대결’ 구도가 긴장감을 유도하고, 그 장면을 18대의 ENG카메라가 담아내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최현석 셰프는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과 요리 솜씨 뿐만 아니라 남다른 예능감을 선보이며 '허세 셰프'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쿡방'의 끝판왕 ‘삼시세끼’(금, 오후 9시 45분)는 방송 5회 만에 시청률 14.2%(닐슨코리아)를 육박하며 그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꽃미남 요리 천재 차승원은 매회 주부 못지않은 솜씨로 여성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막걸리, 식빵, 홍합짬뽕, 어묵, 김치 등 못하는 게 없다. 방송 이후에는 각종 포털사이트에 차승원이 만든 요리 레시피가 검색어로 오르내릴 정도로 그 인기를 입증케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심지어 우리 엄마보다 잘 한다”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돈다” “잘 생겼는데 요리마저 잘하면...” “방송 보면서 야식 만들어 먹게 된다”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신동엽 성시경 등 두 입담꾼이 MC가 돼 직접 요리를 하는 같은 채널의 ‘오늘 뭐 먹지?’(월·목, 낮 12시/오후 8시)는 전통적인 방식의 요리 프로그램과 닮았다. 비전문가 두 사람이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에 나란히 서서 ‘한 끼 때울 수 있는 내식’을 만든다.

남자들도 할 수 있는 집밥 레시피로 구성해 집에서 직접 해먹을 수 있게 하고자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적중한 것일까. 이를 본 시청자들은 “나도 만들 수 있겠네” “신동엽의 서툰 요리 솜씨가 꼭 나를 보는 것 같다” “요리 레시피도 배우고 웃음도 얻어간다” 등의 호응을 보였다.

이런 ‘쿡방’들은 예능이란 틀 안에서 요리를 소재로 삼는다는 점과 남자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공통분모로 묶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쿡방’의 과도한 인기는 대기업 광고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삼시세끼’의 경우 방송 중 노골적으로 음료, 아웃도어 브랜드를 노출 시키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탈세문제가 불거지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장근석의 협찬을 맡은 아웃도어 브랜드는 초반 통편집으로 인해 제품 마케팅 효과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이나 스타가 기대 이상으로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경우 홍보효과는 커녕 이미지가 나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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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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