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까지 장착' 손흥민, 레버쿠젠 이변 불렀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5.02.26 08:06  수정 2015.02.27 15:48

AT.마드리드전 골 욕심 버리고 철저히 팀플레이

박스 전진 자제하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 톡톡

[레버쿠젠1-0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파른 성장세의 손흥민이 폭발적인 득점력에 이어 헌신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음을 보여준 한판이다. ⓒ 레버쿠젠

‘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욕심을 버리고 팀에 헌신하며 이변에 가까운 승리에 일조했다.

레버쿠젠은 26일(한국시각) 독일 바이아레나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2분 칼하노글루의 결승골로 AT.마드리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레버쿠젠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2차전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만 이뤄도 8강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게다가 경고누적으로 티아구, 디에고 고딘이 16강 2차전에 빠지는 호재까지 안았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파리 생제르망(PSG)에 막혀 탈락했던 아쉬움을 날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사실 경기 전 레버쿠젠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불안한 수비로 분데스리가에서도 6위에 머물러있다. 반면,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AT.마드리드는 짠물 수비는 물론 날카로운 공격으로 매서운 경기력을 과시해왔다.

이처럼 이변과도 같은 레버쿠젠 승리에는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폭 넓은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준 손흥민의 역할도 컸다.

올 시즌 새로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타적인 플레이가 이날도 돋보였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코펜하겐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결승골 포함 조별리그에서 3골을 터뜨리며 팀을 16강으로 이끈 ‘주포’지만 이날은 자신의 욕심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AT.마드리드의 역습을 의식하며 수비에 무게를 둔 레버쿠젠 슈미트 감독 지휘에 따라 손흥민은 박스로의 전진을 자제하고 벨라라미, 칼하노글루와의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했다. 손흥민이 이들보다 득점력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손흥민은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5일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볼프스부르크전에서는 생애 두 번째 해트트릭을 작성, 자신의 프로 데뷔 한 시즌 최다골(14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평소보다 득점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팀 승리만을 바라본 손흥민이다.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중앙과 오른쪽을 넘나들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 됐던 전진 압박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AT.마드리드의 그리즈만은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전진압박과 신속한 수비 복귀로 많은 찬스를 잡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날카로움은 유지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3골만 허용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AT.마드리드의 수비라인은 빠른 드리블 돌파를 앞세운 손흥민 역습에 흔들리기도 했다. 찰하노글루의 골로 1-0 리드를 잡은 뒤에는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수비에도 적극 가담, 후반 토레스까지 투입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인 AT.마드리드의 공격을 막아냈다.

가파른 성장세의 손흥민이 폭발적인 득점력에 이어 헌신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음을 보여준 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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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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