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2-1맨시티]설욕의 의지를 불태웠던 맨시티가 크고 작은 실수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내준 이 선제골 하나는 이날 경기의 내용과 패인을 요약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 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EPL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의 자멸을 불렀다.
바르셀로나는 25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의 2골 활약으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만회골을 넣은 맨시티를 2-1로 꺾었다.
바르셀로나는 원정경기임에도 전반에만 수아레스가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중반 아게로에게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원정에서 2골을 넣고 승리, 8강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섰다. 바르셀로나는 다음달 19일 맨시티를 안방으로 불러 2차전을 치른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합계 1-4)에서 바르셀로나에 발목이 잡혀 탈락한 바 있다.
맨시티는 야야 투레의 공백을 제임스 밀너로 메웠고, 공격에서는 아게로-제코-보니가 나서 바르셀로나 골문을 겨냥했다. 바르셀로나 역시 최근 폭발적인 득점력을 뿜고 있는 ‘MSN’ 네이마르-수아레스-메시를 비롯해 라키타치-부스케츠-이니에스타 등 최정예 멤버가 출격했다.
팽팽했던 경기는 실수 하나로 기울었다.
전반 16분 스로인을 받은 메시가 맨시티 페널티 박스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센터백 콤파니 머리에 맞고 떨어진 공을 수아레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콤파니의 아쉬운 수비와 메시-수아레스로 이어지는 예리한 공격에 맨시티는 당황했다. ‘원정골’의 가치가 매우 높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실점이라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선제골을 넣은 바르셀로나는 주도권을 잡고 맨시티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추가득점이 나오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반 30분, 메시가 돌파한 이후 왼쪽 측면으로 내준 볼을 알바가 슈팅 타이밍을 감안해 문전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한 것을 수아레스가 감각적인 발놀림으로 방향을 틀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반면 맨시티는 단 한 차례 유효슈팅만 기록한 채 전반에 만회골에도 실패했다. 맨시티에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맨시티는 0-2 뒤진 후반 24분, 다비드 실바의 패스를 받은 아구에로의 추격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상승세도 잠시였다. 수비수 가엘 클리시가 후반 29분 다니 알베스에게 반칙을 저지르며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클리시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파울이라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결정적인 퇴장이었다. 클리시 퇴장 이후 맨시티의 공격 기회는 사실상 없었고, 추가시간 메시의 패널티킥을 막아낸 GK 조하트의 선방만 있었을 뿐이다.
이렇게 또 패한 맨시티의 공격이 무기력했던 것은 결정적인 장면마다 바르셀로나의 수비가 제 몫을 다했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로 나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제라르 피케는 경기 내내 맨시티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맨시티의 공격은 바르셀로나의 탄탄한 수비가 빛나 막혔다 하더라도 수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바르셀로나의 유기적인 패스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더 큰 문제는 세계 최정상급인 메시나 수아레스에게 찰나의 순간과 작은 틈(공간)만 허용해도 위험하다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조직적인 수비의 움직임보다 위축되고 조급한 마음에 효율적이지 못한 압박으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인 페르난두는 패스 실수로 공을 헌납하며 선제골의 도화선을 제공했고, 중심을 잡아야 할 주장 콤파니는 메시 크로스를 헤딩으로 걷어내려다가 실수를 저질러 수아레스 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설욕의 의지를 불태웠던 맨시티가 크고 작은 실수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내준 이 선제골 하나는 이날 경기의 내용과 패인을 요약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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