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산하 선거관리위원회는 17년째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블래터 회장을 비롯해 미카엘 판 프라그 네덜란드축구협회장, 포르투갈 축구스타 루이스 피구, FIFA 부회장인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등 4명이 후보로 확정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프랑스의 축구스타 출신 저명인사 다비드 지놀라도 출마를 선언했지만, 최종 후보 명단에서는 빠졌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의 판세를 1강 3약으로 보고 있다.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 미우나 고우나 블래터 회장의 재선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특히, 반 블래터 진영의 후보가 난립했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월 “아직 내가 할 일이 남았다. 2011년부터 계획한 개혁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재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FIFA를 금권으로 타락시켰다며 블래터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날 믿어 달라. 개최지 의혹은 축구와 무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나머지 세 명의 후보가 이를 집중 부각시킨다면 여론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 나머지 후보 간의 연대 가능성도 남아 있어 섣불리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는 FIFA 부회장이자 요르단의 왕자인 알리 빈 알 후세인이 꼽힌다. 최근 후세인 부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비리 의혹을 조사한 ‘가르시아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라며 블래터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항마 판 프라그 회장은 네덜란드 명문클럽 아약스를 이끈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유럽 축구계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약점이다.
가장 눈길을 끈 후보는 피구다. 2000년 발롱도르, 2001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축구영웅인 그는 “리더십, 관리, 투명성, 그리고 연대의 변화를 이룰 때”라며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FIFA를 이끌기엔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편, 선거는 오는 5월 29일 스위스 취리히 FIFA 총회에서 209개 FIFA 회원국 축구협회의 투표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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