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농협 진출, 결국 피해는 소비자"

백지현 기자

입력 2014.12.28 11:00  수정 2014.12.31 07:50

업계반발에 농협 택배사업 추진에 진통예상

내년 중으로 농협중앙회가 택배사업 추진을 본격화함에 따라 택배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내년 중으로 농협중앙회가 택배사업 추진을 본격화함에 따라 택배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협은 농수산물을 보다 신속하게 수송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사업추진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택배업계는 “결국 피해자는 소비자”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사업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택배사업 진출을 위한 TF를 꾸리고 사업 타당성 분석에 들어간 농협은 토요일, 일요일 휴무 없이 상시로 취급할 수 있는 택배사업 추진을 검토중이다.

농협이 택배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명분은 ‘농민의 편의와 이익 증진’이다. 농수산물 배송의 생명은 신선도 유지인데, 주요 배송업무를 담당했던 우체국 택배가 주말 배송을 중단함으로써 발생한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주5일 근무 체제에 돌입하면서 주말 배송을 중단했다.

농협은 이미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택배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여러 특혜에 따른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택배업체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적용받아 자가용 화물자동차로 유상 운송을 할 수 없는 반면, 농협은 농협법을 적용받아 택배 차량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7월 우체국 택배 주말배송 중단을 계기로 농협이 택배사업 추진에 또 다시 불씨를 당겼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11월 “우체국 택배가 주 5일제 근무를 함에 따라 농산물 수송문제가 대두됐다. 농협이 토요일, 일요일 없이 상시로 취급할 수 있는 택배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택배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기존 택배업체의 수익악화를 초래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평균운임이 물량증가 폭에 비해 하락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농협이 택배사업에 뛰어들면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될 것”이라며 “택배운임이 하락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택배업을 하고 있는 대리점과 영업소 수익악화에 따른 택배서비스의 질은 기대할 수 없다. 결국 피해를 입게되는 것은 소비자다”고 말했다.

택배업체 연합회인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지난 11월 농협 택배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한데 이어 농협이 택배사업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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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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