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 제외’ LG 명분·실리 모두 챙겼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0.24 10:31  수정 2014.10.24 10:36

‘체력 방전’ 문태종 제외 파격 결정..장기전 포석

‘김영환 종횡무진’ 주포 체력 아끼고 승리 챙겨

김영환은 홀로 23득점을 올리며 문태종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 창원 LG

23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안양 KGC와 창원 LG의 경기를 앞두고 특이사항이 눈에 띄었다.

LG 간판슈터 문태종이 이날 선수 명단에 아예 빠져 있었던 것. 문태종은 이날 사복 차림으로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LG는 이날 전까지 시즌 초반 1승 4패에 그치며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태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챔피언이자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LG로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였다.

장기간의 국가대표팀 합류로 인해 혹사당한 문태종과 김종규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기승호, 김시래 등도 부상으로 이탈해 LG는 초반 어려운 행보를 겪어야 했다.

LG는 고심 끝에 이날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체력이 방전된 노장 문태종을 이날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줬다. 사실상 지난 시즌 이후 휴식 없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은 아무리 철저한 자기관리와 강철 같은 체력을 자랑하는 문태종이라도 40세의 노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문태종은 올 시즌 10.8득점에 3점슛 성공률 30.4%로 KBL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LG는 당분간 문태종에게 휴식을 주거나 출장시간을 조절할 예정이다. 팀이 1승이 아쉬운 상황에서 당장 주포를 전력에서 제외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장기레이스를 감안하면 감수해야할 희생이었다.

하지만 LG는 문태종을 제외하고도 KGC전에서 81-75로 승리하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문태종이 빠진 대신 빈자리를 메운 김영환의 건재함을 확인한 것도 이날의 소득이었다.

김영환은 이날 3점슛 4개 포함 23득점을 올리며 이날 양 팀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국가대표까지 지낸 김영환은 국내 정상급 포워드 중 한 명이지만 지난해 문태종이 가세하면서 출전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2-13시즌 평균 13.0득점으로 커리어 최다득점을 기록했던 김영환은, 문태종이 합류한 지난 2013-14시즌에는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며 평균 3.5득점에 그쳤다. LG의 정규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김영환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문태종이 체력적 부담으로 고전하고 기승호 마저 부상에 허덕이면서 김영환의 주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45경기에서 평균 13분여를 소화하는데 그쳤던 김영환은 올 시즌 출전시간이 두 배 가까운 27분으로 늘어났다.

평균 득점도 12.8득점으로 커리어 최다에 근접하고 있으며 3점슛 성공률 50%(12-24), 야투율 55.1%(27-49) 자유투 100%(11-11) 등으로 영양가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꾸준한 시간과 기회만 주어지면 언제든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준 것.

그동안 기복심한 플레이로 속을 태웠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도 이날 19득점-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제몫을 다했다. 김종규도 19득점 8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하지만 김종규의 백업멤버가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LG의 아킬레스건이다. 잠시 엔트리에서 제외된 문태종과 달리, 김종규는 아시안게임 복귀 이후에도 여전히 경기당 32분가량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가도 있다.

KGC전에서도 거의 풀타임이나 다름없는 37분이나 투입됐다. 젊고 혈기왕성한 김종규지만 몸싸움이 잦은 빅맨으로서 적절한 체력관리 없이 장기레이스를 버텨나가기는 쉽지 않다. 1~2라운드에서 식스맨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김진 감독의 최대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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